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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피부 토크] 무리한 등산·마라톤 봉소염 일으켜

입력 : 2008-11-13 17:43:22 수정 : 2008-11-13 17:4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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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셋만 모이면 빠지지 않는 주제인 동시에 여자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얘기가 축구와 군대에 관한 것이다. 특히 군대시절의 무용담은 여자들은 경험하지 못한 남자들만의 것이기 때문에 처음에 잠깐 흥미로워하다가 대개는 곧 지치게 된다.

필자 역시도 남편이나 남자 동료의 군대 이야기를 듣다 보면 지루하기도 하고 ‘어떻게 저렇게 열심인지…’ 신기하기도 하다. 나름의 경험에 살짝 부풀려서 무용담까지 시작되면 그때부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하기 일쑤다. 아마 여자들이 쇼핑이나 패션, 화장품 등에 대해 이야기할 때면 남자들도 비슷한 느낌을 받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남자들만의 전유물인 군대는 피부질환으로도 비슷한 공감대를 형성하게 한다. 군대에서 흔하게 생기는 봉소염이 대표적인 것이다. 여자들에게 봉소염은 거의 들어보지 못했거나 들어봤어도 어떤 질환인지 잘 모르지만 대부분의 남자들은 직접 경험했거나 혹은 주변에서 한두 명의 환자를 봤을 것이다. 스포츠를 즐기는 남성들에게 봉소염은 군대경험이 없어도 경험하기 쉬운 질환이기도 하다.

봉소염은 봉와직염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피부에 생긴 작은 상처를 통해서 포도상구균이나 연쇄상구균과 같은 세균들이 감염되어서 발생하게 된다. 세균이 감염된 부위에 붉은 홍반과 함께 통증과 붓기가 생기고 열감이 동반되며 주로 하지 즉 발, 종아리 부분에 많이 나타난다. 드물게 손이나 팔, 얼굴 등에 생기는 경우도 있다. 흔히 발에 무좀이 있는 경우 발가락이나 발바닥에 있는 갈라진 상처를 통해 많이 감염된다. 군대에서 오랜 시간 군행을 하면서 장거리를 걷게 되는 경우나 사회에서 축구같이 발을 많이 사용하는 운동을 할 경우, 무리하게 등산이나 마라톤을 할 경우에도 봉소염이 발생할 가능성은 커지게 된다.

실제로 얼마 전에 내원한 50대 한 남자 환자는 “경기도 안 좋고 해서 직원들을 데리고 등산을 갔다 왔는데, 군대에서처럼 발이 이렇게 됐다”며 통증을 호소했다. 이 환자는 평소 발에 무좀이 심했던 터라 쉽게 봉소염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봉소염은 통증에 비해 치료가 용이하다. 당뇨나 다른 질환이 없으면 항생제 치료만으로 비교적 쉽게 완치된다. 상태에 따라서 1∼2주 이상의 충분한 항생제 치료가 필요하며 입원해서 치료해야 하는 경우도 간혹 있다. 또 봉소염은 무좀이 계속 있으면 재발할 가능성이 커지므로 치료 시 무좀 치료를 함께 해줘야 한다. 집에서는 냉찜질을 하면 붓기와 통증을 덜어 줄 수 있다.

봉소염이 걸린 상태에서도 지속적으로 오랜 시간 서 있거나 많이 걷게 되면 증상이 잘 낫지 않고 오래 갈 수 있다. 따라서 가능하면 앉거나 누워서 다리를 높이 올린 자세를 오래 유지해 주는 것이 빠른 회복에 도움이 된다.

봉소염은 치료가 쉽지만 발생 초기에 치료를 소홀히 하면 염증이 발 전체로 번지는 경우도 있다. 증상이 좀 좋아진 듯해서 임의로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 다시 재발해서 오랜 시간 동안 고생할 수 있는 만큼 가능하면 증상이 없어질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치료해야 한다.

박지영 아름다운나라피부과 성형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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