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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중문화 개방 10년]<3>대중음악, 음반시장 '日流열풍' 우려가 기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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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10-02 13:27:58 수정 : 2008-10-02 13:2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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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기대감 사라지고 국내 가요에 밀려 '허덕'
보아·동방신기 등 열도진출 한국가수는 맹활약
아라시 등 고정팬 많아 내한공연은 조금씩 늘어

일본 록그룹 엑스 재팬의 해적판이 국내에서 100만장 이상 팔렸다고 추정될 정도로 일본 뮤지션이 한국인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 음악이 국내 음악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바꿀 것이라는 우려가 터져 나왔다. 하지만 현재 일본 음악은 압도적인 가요 점유율에 눌려 허덕이는 상황이다.

◆가창음반 히트작 거의 없어=한국음악산업협회에 따르면 가창음반을 제외한 일본 음반이 개방된 2000년 영화 ‘러브레터’의 OST가 18만7492장 팔리며 그해 국내 판매된 해외음악 중 8위에 오를 정도로 선전했다.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의 ‘세일링 인 사일런스’도 13만2605장을 판매하며 15위를 기록했다.

2004년 가창음반을 포함한 일본음반이 모두 개방됐다. 하지만 ‘눈의 꽃’(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 삽입곡)의 원곡을 부른 가수 나카시마 미카의 음반이 2004년 3만285장 판매된 이후 매년 일본음반 판매량이 줄어들다가 올해는 아예 1만장 넘게 팔린 음반이 없다.

◇R&B가수 미시아                                    ◇엑스재팬의 리더 요시키

2000년대부터 한국 가수들이 성공적으로 일본에 진출한 것과 대조적이다. 실제로 2004년 이후 국내 J-POP(일본음악) 차트를 점령한 것은 일본가수가 아니라 보아나 동방신기 등 한국가수의 일본어판 음반이었다.
◇아이돌그룹 모닝구무스메


일본 메이저 음반사 포니캐년의 국내 합작회사인 포니캐년코리아 관계자는 “요즘엔 일본 음반이 2000∼3000장만 팔려도 ‘대박’이라고 할 정도로 판매가 저조하다”며 “국내 음반시장 자체가 침체된 데다 일본 문화 개방 이전에 일본 음악을 음성적으로 소비하던 사람들이 구매 패턴을 바꾸지 않았고, 일본 음악에 대한 과잉 기대감이 사라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1998년 일본 문화 1차 개방을 앞두고 삼성경제연구소는 ‘일본 대중문화의 경제적 효과 분석’에서 국내 음악시장은 소폭 확대되지만 개방 수준에 따라서 한국 음반의 시장 점유율은 3∼6%로 하락하고 일본 음악이 5∼1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 음반사나 연예기획사도 한국을 상업적 성공 가능성이 큰 시장으로 보고 2000년을 전후해 국내에 비잉 뮤직 코리아, 아뮤즈 코리아, Y.E.A 등을 설립했다. 이들 회사 대부분은 현재 철수했거나 회사이름을 남긴 채 명맥만 유지하는 정도이다.
◆마니아층 탄탄하게 형성=일본 대중음악 콘텐츠가 ‘일류(日流)’를 형성하거나 붐을 일으키지는 못했다고 해도 마니아층의 충성도는 다른 해외 팝가수 못지않다. 단일 팬카페로만 추산해도 아이돌그룹 모닝구무스메의 회원은 9만명, 그룹 아라시는 4만명에 달한다.

일본 대중가수의 공연도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다. 프리템포나 파리스 매치 등의 시부야계(일본 도쿄 시부야지역 클럽음악에서 출발한 장르) 뮤지션부터 퓨전재즈그룹 디멘션까지 장르가 다분화하는 형태다. 규모 역시 수천명을 수용하는 대규모 체육관에서부터 관객 100명 남짓 규모의 클럽 공연까지 다양해졌다.

일본가수 내한공연을 다수 주최한 공연기획사 아이예스컴의 윤창중 대표는 “일본 대중문화 개방 초기에는 대형 공연 위주로 이루어졌지만 점차 소규모 공연이 많이 열리고 공연 횟수도 소폭 늘며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일본에 실력 있는 뮤지션이 많고, 이들이 한국 공연을 자주 타진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마니아층에만 소비되고 있는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음악계 관계자들은 이미 가요의 자생력을 확인했기 때문에 이제 지상파 방송의 일본어 가창 개방을 해도 될 시기라고 말한다.


일본 빅터 엔터테인먼트의 한국법인 제이박스 엔터테인먼트의 김익래 대표는 “지상파 방송에서 일본 가창음반이 금지되어 있어 홍보수단이 별로 없다”며 “고정팬 층이 워낙 탄탄하고 일본 뮤지션도 한국을 아시아에서 꼭 거쳐갈 국가로 인식하기 시작했기에 방송개방 등의 계기만 있다면 일본 음악 수요가 훨씬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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