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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온다습한 장마철에는 세균에 의한 각종 피부질환이나 장염 등에 쉽게 노출돼 노약자들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장마 기간에는 물은 반드시 끓여 먹고, 잘 씻고, 잘 말리는 생활습관이 중요하다고 전문의들은 강조한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높은 습도가 접촉성 피부염과 완선을 야기한다

빗물에 피부가 장시간 노출됐을 때 유의해야 할 피부질환이 접촉성 피부염이다. 빗물에 녹아 있는 세균이나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항원에 직접 닿아 피부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질환은 피부가 따갑고 가려우며 반점이 생기고 부풀어 오른다. 상처 부위에 닿으면 염증을 동반하는 상처 감염증세도 일으킨다.
특정 물질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장마철이 알레르기성 접촉성 피부염이 재발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목걸이나 시곗줄이 닿는 부위, 벨트와 버클이 닿는 배꼽 부위가 가렵고 심하면 진물까지 난다. 이런 증상은 금속알레르기 성분이 땀이나 습기에 녹아 나와 피부에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 탓이다. 이를 예방하려면 피부를 건조하게 유지하고 원인 물질이 피부에 닿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다.
남성은 완선도 주의해야 한다. 넓적다리나 엉덩이, 가랑이 사이에 발생하는 피부 곰팡이증으로, 2차 감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사타구니의 높은 온도와 눅눅한 습기로 곰팡이가 서식하기에 좋아지고, 여기에 몸에 꼭 끼는 내의를 입어 피부를 계속 자극해 생기는 질환이다. 기온과 습도가 높은 여름에 잘 생기고 심하며, 붉은 반점이 사타구니와 항문 주변에 생겨 번져나가며 매우 가렵다.
초기에 항진균제가 포함된 연고를 바르거나 먹는 약으로 치료해야 한다. 적절한 약을 사용하여 증상이 호전됐다 하더라도 관리를 소홀히 하면 쉽게 재발한다. 때문에 한 달 이상 충분한 시간을 갖고 항진균제 연고를 꾸준히 바르는 게 중요하다.
◆식중독이나 감염성 설사에 유의해야 한다

이와 함께 이질과 콜레라로 대표되는 감염성 설사도 복병이다. ‘물갈이병’이라고 불리는 감염성 설사는 세균이 직접 장에 들어와서 증식하면서 독소를 뿜어 장점막을 침범해서 생기는 병으로 잠복기가 8시간에서 5일까지로 다소 길다. 증상도 주로 복통과 설사다.
이질은 심한 형태의 감염성 설사로 설사 변에 피가 섞여 나온다. 발열 등의 전신증상이 보통 설사병보다 심하다. 화장실을 하루에도 수십 차례 가게 되어 항문이 헐기도 한다. 콜레라도 감염성 설사의 일종으로, 쇼크나 사망을 초래할 정도로 아주 많은 양의 설사를 한다. 설사 변이 쌀뜨물 같은 모양이며 혈액이나 점액이 섞여 나오지는 않는다. 병이 발생한 지 불과 하루 만에 탈수로 인한 쇼크에 빠질 수 있어 노약자는 주의해야 한다.
장마철에는 일조량이 크게 줄어 멜라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분비가 감소하면서 우울증을 호소하는 환자도 생겨난다. 가을과 겨울에 생기는 ‘계절성 우울증’에 비해 심각하지는 않은 편이나 이 시기에 증상이 심해지는 우울증 환자도 적지 않다는 게 전문의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기운이 없어 쉽게 피로하고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는 등 무력감을 느낄 수가 있다. 실내에만 있을 때 증세가 더할 수 있는 만큼 외출도 하고 긍정적인 생각과 즐거운 마음, 규칙적이고 고른 영양을 섭취해야 한다.
장마철 건강을 유지하는 생활 속 실천도 중요하다. 전문의들은 ▲물은 반드시 끓여 먹고 ▲남은 음식물은 5도 이하 또는 60도 이상 고온 살균 후 보관하고 ▲손과 몸을 자주 씻는 등 개인위생을 청결히 할 것 등을 주문했다.
박태해 기자 pth1228@segye.com
〈도움말: 최광호 초이스피부과 원장, 유준현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박찬국 함소아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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