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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절… 절대자와의 대화…수행서적 잇따라 출간

입력 : 2008-02-28 13:25:52 수정 : 2008-02-28 13:2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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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절 수행은 운동으로도 효과가 커 일반인에 널리 확산되고 있다.
믿음이 있든 없든 사람들은 어떤 위기를 느끼거나 간절한 바람이 있을 때 보이지 않는 존재(절대자)와 대화를 시도한다. ‘기도’라는 행위다. 기도는 무응답으로 돌아올 수 있지만, 때론 애절하고 진심 어린 기도는 절대자를 감동시켜 구하는 것을 얻기도 한다.

‘세기의 기도’는 동서고금의 현자들이 열정과 눈물로 올린 기도문의 모범을 담고 있다. 디트리히 본회퍼, 토머스 모어, 장 칼뱅, 블레즈 파스칼 등 개신교나 가톨릭에서 잘 알려진 종교개혁가·성직자·신학자와 대승불교 학자, 고대 부족 지도자 등 130여명의 기도문이 등장한다. 동서양의 사상을 두루 공부해온 지은이가 “매일 아침 기도문 한 편씩을 우리말로 옮기면서 성스러운 에너지를 느꼈다”고 술회했을 정도로 이들의 기도는 감동적이다.

기도에는 저마다 느끼는 감정과 삶의 무게가 투영되기 마련인데, 특히 이 책에 실린 기도문은 끊임없이 자신을 성찰하고 이웃을 위해 헌신하며 깨달음을 향한 열망을 토로하고 있다는 점에서 절대자의 가치를 한껏 높여 놓았다. 이들이 각기 다른 사연으로 올리는 기도문에서 세기와 인종, 종교를 아우르는 염원과 보편적 깨달음을 발견할 수 있다. 세심한 감정 표현과 풍부한 언어 구사력은 시적, 문학적으로도 최고 점수를 줄 만하다. 누가 신이라고 해도 이들의 기도를 외면할 수 없을 터이다. 어느 종교를 믿든 간에 신앙인들은 너나없이 기도를 통해 하늘로부터 성스러운 에너지를 받고, 온갖 아픔과 번뇌와 상처를 치유받는다. 늘 머리맡에 두고 어디를 펼쳐 읽어도 그때그때 적절한 위로와 격려, 내적 영성을 밝힐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의 간행은 큰 축복이다. 

자신의 몸을 지극히 낮춰 상대를 높이는 절은 동양적 미덕이다. 불교가 동아시아권으로 건너오면서 절은 수행의 중요한 방편이 되었다. 특히 토종 수행법인 108배는 마음을 다스리는 수행법이자 건강법으로 주목받고 있어 그 의미와 효과가 이웃 종교에까지 널리 회자되고 있다. ‘나를 깨우는 108배’는 사찰에서 행해지는 절 수행을 일반인도 운동 삼아 따라 할 수 있게 책과 함께 DVD와 CD를 곁들여 간행됐다.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하는 ‘108배 수행’은 그 행위 속에 하심(下心)을 통한 스트레스를 줄이고, 몸 전체의 근육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하루 20분가량 투자하면 정신 건강을 얻는 것은 물론, 뱃살도 빠지고 다리 힘까지 좋아진다.

문제는 일반인이 따라 하려면 108배를 하는 요령과 지도법이 필요한데, 이번에 책과 함께 비디오와 오디오 테이프가 출시돼 일거에 해결됐다. 108배를 하려면 자칫 숫자를 놓치거나 맨송맨송했는데, 그것도 보완됐다. 바로 ‘108대 참회문’이 나왔기 때문이다. 지은이가 금강경, 법화경 등을 참고해 지었다는 108대 참회문은 절할 때마다 그 시간에 맞춰 계속 새로운 참회문을 오디오를 통해 들을 수 있게 했다. 선원수좌회 의장 영진 스님의 낭랑한 독송이 절하는 동안 머리를 맑게 한다. 참회문은 불교 색채를 최대한 배제했고, 또 자기 종교에 맞는 용어를 갖다 붙여도 무방하다.

책에는 참회, 감사, 서원으로 구성된 108대 참회문 내용과 실제 108배를 통해 효과를 본 각계 인사들의 소감이 나온다. 강제헌 전문의(인제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는 ‘108배는 마음의 예방주사’라고 했고, 정홍규 경산성당 주임신부는 ‘향심기도이자 운동’이라고 표현했다. 매일 아침 일어나면 세수하듯이 15년 동안 108배를 해왔다는 박은주 김영사 사장은 “마음 세수”라고 말했다. 108배 관련 비디오를 만들기 위해 불교TV 10년치 콘텐츠에서 절하는 컷의 정수만을 모았다는 DVD는 심오한 영상미를 보여준다.

기도와 절은 종교의 기본이다. 이를 통해 종교는 서로 만날 수 있고, 공통의 예절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정성수 종교전문기자 hul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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