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1920∼30년대 철사작품 등 국내 소개되지 않은 것들 선보여
올 한 해 역시 굵직굵직한 전시들이 줄을 잇는다. 프랑스 현대 사진작가 조르주 루스부터 한국의 대표적인 추상화가 윤명로, 모빌의 창시자 알렉산더 콜더, 그리고 세계적인 팝아티스트 무라카미 다카시까지. 미술 애호가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거장 네 명의 전시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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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시 현상을 이용한 설치물로 특정 장소의 의미를 환기하는 조르주 루스의 ‘비트리’. |
1947년 파리에서 태어난 조르주 루스는 ‘현대 미술로서의 사진’을 말할 때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작가다. 그는 세계를 여행하며 만나는 장소를 새롭게 기억하게 하는 작업을 한다. 착시 현상을 이용해 특정 장소에 ‘있지만 없고, 없지만 있는’ 도형과 형상을 그리거나 설치한다. 작가는 철저히 아날로그적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설치 현장에 많은 일반인을 참여시킨다. 이는 단순히 그들의 손을 빌리는 것이 아니라 노동을 함께 경험하고 익숙한 장소를 다르게 바라보는 체험을 나누는 의미가 있다. 이번 전시를 위해서 작가는 3월 중순부터 20여 명의 자원자와 함께 예술의전당 곳곳에 설치 작업을 할 예정이다. 3월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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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표적인 추상화가 윤명로 화백의 ‘바람부는 날’. |
윤명로 화백은 1960년대 전위적인 집단을 이끌며 한국 현대미술을 태동시킨 인물이다. 1960년대 ‘원형의 시대’를 거쳐 70년대 ‘균열’, 80년대 ‘얼레짓’, 90년대 ‘익명의 땅’, 2000년대 ‘겸재 예찬’까지 10년마다 작품 세계를 바꾸며 실험과 변혁을 꾀했다. 1960년대 초에는 토템에서 영감을 받은 구조적 추상에서 작품 세계를 시작했으며 70년대 ‘균열’ 시리즈에서는 회화의 재료를 실험한 작품을 선보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시대별로 작품 세계의 변화상을 살펴볼 수 있는 대표작들이 전시된다. 3월 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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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 창시자 알렉산더 콜더의 대형 모빌. |
알렉산더 콜더(1898∼1976)는 움직이는 조각 ‘모빌’의 창시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어려서는 기술자로 교육받았으나, 여러 직업을 전전한 후 파리에서 회화를 배웠다. 1926년 철사와 나무로 동물을 제작하기 시작했으며 1928년 뉴욕에서 철사 조각가로 데뷔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20세기 미술계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 그의 모빌과 스태빌(움직이지 않는 작품) 작업을 비롯한 1920∼1930년대 철사 작품·회화·드로잉 등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작품들을 선보인다. 7월 리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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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미술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가 중 한 명인 무라카미 다카시. |
무라카미 다카시는 현재 세계 미술시장에서 가장 인기있는 작가 중 한 명이다. 예술에 조예가 깊었던 어머니 덕분에 어린 시절부터 서예 수업을 받고 미술 전시회를 쫓아다녔다.
미대에 진학해 일본 전통 미술을 배웠지만 그에게 가장 큰 예술적 영감을 준 것은 일본 망가와 애니메이션이었다. 뉴욕에서 공부하면서 앤디 워홀에서 제프 쿤스에 이르는 미국 팝아트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소화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아주 표피적인(Superflat) 이상한 나라의 다카시’라는 주제로 그의 회화·조각·사진·비디오 등 4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7월 플라토미술관.
정아람 기자 arb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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