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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자 길더 지음 / 노태복 옮김 / 부키 / 2만5000원 |
‘얽힘의 시대’는 20세기 양자 물리학의 역사를 대화로 재구성한 것이다. 자료 수집과 집필 기간만 8년 반이 걸렸다. 두 입자는 물질이지만 생물체와 마찬가지로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 놀라운 현상을 설명한다. 이 현상의 존재는 1964년 아일랜드 물리학자 존 벨의 혁명적인 논문이 나오기 전까지는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책은 얽힘이라는 현상이 드러날 무렵을 전후한 매혹적인 이야기다. 불가사의한 이 현상은 20세기 양자역학 이론 체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처음부터 정설로 받아들인 과학자들도 있었지만, 이단으로 치부하거나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무시한 이들도 많았다. 과학을 전공하지 않은 일반인도 양자 얽힘 등 현대 물리학의 매력을 볼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양자 얽힘이라는 놀라운 사실을 흥미롭고 알기 쉽게 소개하고 있다”면서 ‘2009년 주목할 만한 책 100권’으로 꼽았다. 책은 아인슈타인과 막스 폰 라우에가 양자론의 불가해한 속성에 대해 토론하는 취리히의 커피숍부터, 데이비드 봄과 리처드 파인먼이 맥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브라질의 술집까지 들여다본다.
다트머스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저자는 “학생들이 물리학 교과서에서 받는 느낌 때문에 물리학은 틀 속에 갇히고 말았다”며 “교과서 속의 물리학은 진공 밀폐된 상자 속에 들어 있는 완벽한 조각상처럼 보인다”면서 물리학의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
편완식 선임기자
wansi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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