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방관 2명 중 1명은 격무와 스트레스 때문에 자주 이직을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명 중 8명은 자녀가 소방관이 되는 것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세계일보가 지난 7일부터 10일 동안 전국의 소방관 3028명을 대상으로 ‘직업 만족도와 업무상 스트레스’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다.
‘소방관 생활 만족도’는 1202명(40%)이 불만, 보통(911명)과 만족(897명)이 각각 30%였다. 불만을 느끼는 이유는 ‘후생복지 열악’이 473명(40%)으로 가장 많았고, ‘과중한 업무’ 395명(33%), ‘낮은 사회적 평가’ 110명(9%) 등이었다. 업무상 스트레스는 1789명(59%)이 ‘심하다’고 답했고, 208명(7%)이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을 보여 치료받은 적이 있었다.
주당 평균 근무시간은 80∼100시간이 1681명(56%)으로 가장 많았고, 100시간 이상이 421명(14%)이나 됐다. ‘24시간 맞교대 근무로 가정 및 사회생활 등에 지장이 많다’는 응답도 88%에 달했다.
또 ‘다른 일자리를 찾아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없다’는 응답은 330명(11%)에 그쳤다. 반면 1331명(48%)은 ‘자주 고려했다’, 1253명(41%)은 ‘한두 번 고려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만약 자녀가 소방공무원이 되려고 한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설문에는 2334명(77%)이 반대한다고 밝혔다. ‘적극 찬성’은 고작 3%(90명)였다. 공무원이 최고의 인기 직업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소방관들은 예외 지역에 놓여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통계다.
이와 함께 소방업무 수행 도중 부상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61%, 정신 및 신체질환을 앓은 경험에 대해서는 55%가 ‘그렇다’고 답했다. 공상 처리에 대해서는 43%가 ‘미흡하다’, ‘치료비를 자비로 부담한 적이 있다’는 답변이 51% 나왔다.
아울러 응답자 76%는 ‘순직·공상자에 대한 사회의 대우가 선진국보다 훨씬 낮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 밖에 응답자의 91%는 ‘현재 지방자치단체에 소속된 소방관의 신분을 경찰관처럼 국가직으로 해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소방발전협의회 박명식 회장은 “소방관에 대해 이같이 광범위하게 설문조사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특수직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억눌려 온 소방관들의 정신적·육체적 고통과 과도한 근무 실태 등 인권 침해 요소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특별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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