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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家 사람들] 엄마 아빠와 함께하는 문화나들이, 겨울방학이 적기!

입력 : 2012-01-12 11:51:18 수정 : 2012-01-12 11:5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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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맛따라 골라보는 공연선물세트,‘서울 아시테지 겨울축제' ‘비틀깨비'‘강치대왕의 쿠키상자
어린이 심리 치유극 ‘걱정을 부탁해’, 리얼리티 아동극 ‘고주창 떡볶이도 주목
어린이를 위한 셰익스피어 ‘로미오와 줄리엣’‘십이야'에 관객은 즐거워

최근의 어린이 공연은 아동만을 수용했던 아동극에서 벗어나 아이와 어른이 모두 관람할 수 있는 ‘가족극’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방학 맞은 아이들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함께 공연을 보러 와서 꾸벅꾸벅 졸고 있는 아빠의 모습은 이젠 옛말이 됐다. 아이뿐 아니라 어른들의 눈과 귀를 번쩍 뜨게 만드는 다채롭고 흥미로운 아동극의 세계로 초대한다.

아시테지 국내 참가작, 성 시어터라인, ‘늑대가 그랬대요’

◆ 다양한 국내작품 및 해외작품을 한 곳에서 ‘아시테지’

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 한국본부가 여는 국내 최대 규모의 아동극 잔치, 제8회 아시테지겨울축제의 문이 열렸다. 이전과 달리 대극장의 큰 무대와 여유있는 좌석에서 공연을 관람하게 한 점은 좋았으나 객석과의 거리는 멀어져 친밀감은 떨어진 점이 아쉽다. 국내외 총 11개 작품 중 7개 작품을 관람했다.

▲세계악기여행(월드뮤직앙상블’다울’)은 세계 60여 개 나라의 악기 100여 점을 직접 보여주고, 그 악기를 통해 그 나라의 음악을 들려주는 월드뮤직콘서트이다. 밥벨, 오카리나, 팬 플롯등 다양한 악기와 그에 맞는 각 나라의 민요를 들려줘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음은 물론 ‘가영이의 꿈’이라는 환상소리곡을 들려줘 아이들의 웃음보를 자극했다. 단순히 음악을 들려주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연극적 요소를 넣은 점이 잔향이 오래가게 만들었다.

▲덴마크 바티다 극단의 ‘우당퉁탕 전주곡’은 제목 그대로 난리법석 소란을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분한 배우들이 보여준다. 코쟁이 장난감을 쓴 채 객석에서 등장한 배우들은 유쾌한 에너지로 가득한 40분의 쇼를 선보였다. 슬랩스틱 코미디를 연상케 하는 박자를 틀리는 단원, 악기를 찾지 못하는 단원들이 등장할 때 마다 터지는 아이들의 ‘까르르’ 소리와 ‘우당퉁당’거리는 배우와의 교집합이 예상보다 즐거웠다. 마지막 악기를 인간으로 치환해 심장박동 시술이후 장례식을 하는 장면에선 아이와 어른 모두 통쾌한 웃음을 터트렸다. 함께 관람한 아이의 공연평은 ‘배우들이 알고보니 할아버지 할머니였다’였다. 나이든 배우들의 호연이 더더욱 박수를 치게 만들었다.

아이들의 호응이 가장 좋았던 연극은 ▲성 시어터라인, ‘늑대가 그랬대요’ 이다. 늑대에 관련된 동화 ‘아기돼지 삼형제’와 ‘빨간 모자 이야기’를 조금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며 관객과 함께 만드는 연극. 1장이 어린이 관객과 친구가 되기 위한 전초전이었다면 2장은 나쁘게 알고만 있는 늑대의 고충을 알아보는 시간이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사탕이 마술처럼 우수수 쏟아지는 장면, 아기돼지의 집을 미니어처로 효과적으로 전환시킨 장면등이 압권. ‘아무리 무섭게 생긴 늑대라도 친구가 될 수 있어요’란 메시지를 상당히 유쾌하게 담아냈다.

▲이스라엘 모파 극단 ‘새 친구가 이사왔어요’는 이스라엘에서 탈무드보다 더 많이 사랑을 받는 권장도서인 ‘Room to let’ 을 원작으로 만든 총체극이다. 아이들에게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마음가짐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드는 작품. 오래된 아파트 5층방을 내놓은 아이 는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상황. 집을 보러 온 동물 개미, 돼지, 꾀꼬리등이 방은 마음에 들지만 이웃이 마음에 안들어 못살겠다고 한 것. 반면 비둘기는 방은 마음에 안들지만 이웃이 마음에 들어 살겠다는 하는 게 주 내용. 원작을 읽고 오는 관객은 보다 입체적으로 극이 다가오지만 읽지 않은 관객은 큰 감흥이 오지 않을 수도 있다. 조혜선 한국배우의 나래이션과 함께한다. 오는 14일에는 (재)구로문화재단(이성 이사장)의 주최로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에서도 만날 수 있다.

▲꿈동이 인형극단의 ‘버드나무를 타고 올라간 용궁’은 한국화 그림, 그림 속 그림자인형극, 오브제로 연기하는 인형극 등 다양한 형식을 선보였다. 고성 전설 ‘물속의 명당자리’를 창작한 작품으로 형제의 우애 그리고 효 이야기를 담은 연극. 국악을 테마로 한 서정적인 그림동화책을 무대로 불러내 잔잔한 감동을 준 점이 어른 관객의 호응도를 높였다. 단, 아이들의 주의를 끝까지 붙들어 놓을 유머코드가 다소 부족한 점은 아쉽다.

▲아시테지 코리아 국제 레지던시 프로그램 ‘시간상자’은 2012년 서울아시테지겨울축제 개막작품으로 올랐다. 국적이 각기 다른 5명의 배우들이 하얀 소금이 깔린 무대에서 마법적 상상력과 과학적 상상력을 동원해 연극놀이를 펼쳤다. ‘공기놀이’, ‘여기여기 붙어라’ ‘두껍아 두껍아’ 등 각 나라의 비슷한 놀이를 불러내며 하나 하나 공통점을 찾아가는 초반 무대 장면이 흥미로웠다. 단 ‘수중카메라’가 등장해 새로은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씬 부터는 어른 뿐 아니라 아이들의 상상력을 크게 자극하지 못했다. 커다란 천을 이용한 다양한 변신은 좋았지만 객석과의 교감은 부족한 느낌이 들었던 점이 아쉽다.

▲극단 얼굴과 얼굴의 종이 인형극 ‘우물쭈물 거울’은 한팩 북 스테이지에서 한편의 동화책을 듣고 있는 듯한 감상을 들게 했다. 동화 ‘백설공주와 일곱난쟁이’를 새롭게 각색. 백설공주와 이웃나라 왕자님 대신 까망공주와 그녀를 사랑하는 정원사 초록이가 새롭게 태어났다. ‘사람은 저마다의 아름다움이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이번 작품은 하얀 종이인형들의 다채로운 변신, 연주자의 효과음이 볼거리 들을거리를 제공한다. 관객과 함께하는 효과음도 객석과의 친밀감을 높인다. 12일 마지막 공연을 남겨놨다.

이외 열광적이고 음악적인 익살극이자 무언극, 덴마크 바티다 극단의 ‘할렐루아’(12~14일), 1300년 된 인도 전통 인형극 프라카쉬 밧 의 ‘아나켈리’(13~15일), 기발한 무대전환과 각종캐릭터가 살아 숨쉬는 인형 및 의상 활용이 돋보이는 극단 야  ‘빨간모자’(13~15일), 겨울 하면 떠오르는 구공탄과 그 구공탄을 굴려 만들었던 눈사람 이야기를 색다른 퍼포먼스 형식의 음악극으로 녹여낸 극단 동화가 꽃피는 나무의 ‘구공탄 눈사람’(13~15일)이 대기중이다.

◆ 아이들의 판타지에 날개를 달아줄 창작뮤지컬 ‘비틀깨비’ ‘강치대왕과 쿠키상자’

 소리로 세상을 바꾸는 도깨비밴드 가족뮤지컬 ‘비틀깨비’는 어린이 뮤지컬의 히트메이커인 허승민 연출과 새로운 도깨비 캐릭터 하나하나를 제작한 애니메이터 정윤철 예술감독이 힘을 모아 탄생했다. 세계적인 록 밴드 ‘비틀스’와 방망이에서 보물을 쏟아내는 도깨비가 하나로 뭉쳤다. 그 이름은 ‘비틀깨비’. 귀엽고 사랑스러운 꽃깨비, 먹깨비, 똑깨비, 잠깨비, 뿡깨비 다섯 명의 도깨비들과 무한상상력에 빠질 이번 뮤지컬은 애니메이션 기법과 국내 최초 돔형 공연장인 국립극장 KB청소년하늘극장의 자동개폐식 지붕까지 활용하여 환상적인 무대를 연출, 2012년 가족뮤지컬의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예정. 1월14일~2월12일까지 국립극장 KB청소년하늘극장.

뮤지컬 ‘강치대왕의 쿠키상자’는 독도를 지키는 강치대왕이 동물친구들과 함께 사냥꾼에게 잡혀간 왕후를 찾아 떠나는 파란만장 모험이야기를 담고 있다. 과거에 독도인근 동해바다에 서식했던 바다사자와 비슷한 동물 ‘강치’외에도 잊혀졌던 동물들을 주인공으로 독도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쿠키 상자와 가죽가공공장을 표현하기 위한 대형 무대세트와 약 20여대의 무빙 라이트 등의 화려한 조명, 역동적인 안무 및 세련된 음악 등으로 신나면서도 즐겁게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강치’ 역으로 두 명의 아역배우 김지성, 윤제나가 출연. 1월12~15일 강동아트센터에서 관람할 수 있다.

◆ 아이들의 고민을 알고 싶다면, ‘걱정을 부탁해’ ‘고추장 떡볶이’ 

 어린이 힐링 뮤지컬 ‘걱정을 부탁해’는 서로를 위한 걱정인지도 모른 채 엄마, 아빠, 할머니의 각각의 걱정해결까지 부탁받고 좌충우돌하는 걱정인형들의 친구가 된 ‘다정이’의 심리치유극이다. 메리츠화재의 인기 캐릭터인 ‘메리츠걱정인형(걱정인형)’이 등장하여 아이들이 자라면서 생기는 걱정을 재미있게 해결해주는 스토리로 구성됐다. 

어린이인형극 전문극단 바오밥컴퍼니의 '걱정을 부탁해'

이번 작품은 걱정과 두려움이 많은 아이들에게 적격이다. 공연장 로비에는 ‘걱정인형갤러리’도 마련됐다. 아이들이 직접 걱정거리를 적은 뒤 붙여두는 걱정나무, 걱정인형과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포토존 등 뮤지컬 관람 외에도 다양하게 걱정인형을 체험할 수 있다. 1월22일까지 명륜동에 위치한 효천아트센터에서 공연.

가장 까다로운 관객층인 어린이 관객부터, 웰메이드 작품을 고를 줄 아는 공연 매니아 관객까지 모두 만족시키는 가족극 ‘고추장 떡볶이’를 관람하면 웃고 떠드는 사이 한 뼘 더 자라는 아이들을 만날 수 있다. 2008년 대한민국연극 대상 아동청소년연극상, 서울어린이연극상 우수작품상 등을 수상한 ‘고추장 떡볶이’는 비룡, 백호라는 이름과 어울리지 않게 무엇이든 엄마에게 의존하는 소심하고 겁 많은 형제가 엄마가 없는 며칠 사이 떡볶이를 만들 수 있을 정도로 부쩍 성장하는 과정을 라이브 음악과 함께 자연스럽게 그리고 있다. 비룡과 백호가 만드는 치약이 들어간 떡국, 딸기 잼이 들어간 떡볶이 등에 아이들의 환호가 굉장하다. 공연을 관람하면 (주)오투스페이스의 "아딸" 협찬으로 학전블루 소극장 마당에서 컵 떡볶이를 먹을 수 있다. 2월 26일까지 학전블루 소극장.

서울시극단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

◆ 내 아이를 위한 셰익스피어 ‘로미오와 줄리엣’ ‘십이야’

서울시극단 인기 레퍼토리 어린이 셰익스피어 시리즈 Ⅲ, ‘로미오와 줄리엣’이 개막했다. 지난 2010년과 2011년 ‘겨울이야기’,‘베니스의 상인에 이어 3번째이다. 이번엔 이미지를 찾아 여행하는 연출가 양정웅이 가세해 르네상스 시대의 화려한 의상과 신나는 음악 그리고 펜싱, 무술과 같은 역동적인 움직임을 선보인다. 원작에서 로미오와 줄리엣이 10대라는 점에 착안하여, 공개 오디션을 통해 10대 여자배우 김보람(계원예고 3학년)과 20대 남자배우 최영성을 발탁하고 연륜 있는 화려한 앙상블배우들과의 조화를 통해 작품을 보다 탄탄하게 구성한다.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족극 ’로미오와 줄리엣‘은 슬픈 사랑이야기 속에서 흥겨운 춤과 노래가 함께해 관객들에게 재미와 웃음을 전달할 예정. 배우 강지은, 김은희, 이창직, 이국호, 최규하, 조운, 차승민, 이종윤, 안태랑등 출연. 29일까지 세종M씨어터.

16년간 영어 뮤지컬만 전문으로 해 온 극단 <서울>이 이번엔 어린이를 위한 셰익스피어, ‘십이야’를 들고온다. ‘크리스마스에서 열두 번째 밤’을 뜻하는 ‘십이야’는 강한 파도를 만나 헤어지게 된 세바스찬과 바이올라 남매, 남장을 한 바이올라를 사랑하게 된 올리비아 등 얽히고설킨 사랑 이야기를 다룬 작품. 아동, 청소년 배우들의 야무지고 앙증맞은 연기실력과 영어실력으로 꾸며진다. 어린이 관객들에게는 또래가 하는 뮤지컬을 보면서 쉽게 극 속에 동화 할 수 있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선사할 예정. 12일부터 15일까지 꿈의  숲 아트센터 퍼포먼스 홀.

공연칼럼니스트 정다훈(ekgns4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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