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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이 검증된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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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07-15 09:33:41 수정 : 2010-07-15 09:3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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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만화가 원작인 <장난스런 키스>가 '드디어' 한국에서도 드라마로 만들어진다. 왜 '드디어'냐고 묻는다면 이 드라마가 이미 일본과 대만에서 만들어진 적이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1996년에, 대만에서는 2005년 드라마로 제작된 <장난스런 키스>는 방영 당시 많은 화제를 모았다. 특히 대만에서 만들어진 드라마의 경우 방영 당시 엄청난 히트를 기록하며 주인공 정원창과 임의신을 스타덤에 올려놓았다. 심지어 드라마가 종영된 후에도 끊임없이 시즌 2를 요구하는 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2007년 <장난스런 키스2>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즉, <장난스런 키스>는 일본(원작)과 대만(중화권)에서 널리 알려졌을 뿐 팬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 흥행이 검증된 작품이다. 원작과 기존 드라마의 팬이라면 <꽃보다 남자>를 제작한 그룹에이트에서 이 드라마를 만든다는 것에 대해 굉장히 여러가지 생각들이 오고 갈 것이다.   

<꽃보다 남자>와 김현중

이미 충분히 성공을 거둔 원작을 다시 드라마로 만들 때 가장 고려해야 하는 부분 중 하나는 단연코 연기자이다. 게다가 그 원작이 소녀들(과 이모들 그리고 약간의 남성들)의 로망을 집대성한 인기 만화라면 더더욱 주인공에 대한 관심이 뜨거울 수 밖에 없다. 대만, 일본에 이어 가장 늦게 한국에서 만들어진 <꽃보다 남자>에 전 아시아적인 관심이 쏠린 이유 중 하나도 'F4'라는, 순정만화 계의 전설적인 꽃미남들의 비주얼이 가장 원작과 유사한 퀄리티였기 때문이다. 원작의 작가가 직접 주인공들을 직접 만나보고 만족감을 표시했다는 소식은 원작이 전파된 모든 나라의 팬들을 술렁이게 하기에 충분했다.

아이돌 출신 연기자로써 첫 작품으로 <꽃보다 남자>에 출연한 그는 비슷한 유형의 다른 동료들에 비해 비교적 순조로운 성공을 거두었다. 왜냐하면 <꽃보다 남자>의 남자 주인공이 지녀야할 가장 절대적인 미덕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미모이다. 그룹에이트에서 제작한 <꽃보다 남자>에서 '윤지후'역으로 등장한 그는 시각적 부분에서 원작의 팬은 물론 시청자들이 가진 판타지를 완벽하게 충족시켜 주었다.
 
'걸어다는 조각'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빼어난 외모를 지닌 김현중은 그야말로 만화 속에서나 있을 법한 얼굴이 현실에서 갑자기 툭 튀어나온 것 같은, 수많은 소녀, 누나, 이모, 어머니 팬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비주얼의 소유자이다. <꽃보다 남자>의 제작사에서는 이를 매우 효과적으로 사용했는데 굉장히 시기 적절한 시점에서 김현중의 헤어스타일을 확 바꿔줌으로써 불안한 팬심과 흔들리는 시청률을 살포시 잡아 놓았던 적이 있다. 즉, 김현중은 <꽃보다 남자>를 촬영할 때 제작사에게 참 유용한 연기자였다.

김현중과 <장난스런 키스>

그런 김현중이 <장난스런 키스>의 남자 주인공으로 최종 결정되었다는 소식은 엄청난 관심을 모았다. <장난스런 키스>는 이미 국내에서도 많은 팬들을 확보한 작품일 뿐더러 김현중 팬들에게도 민감한 소식이기 때문이다. 첫 출연작인 <꽃보다 남자>가 어쨌거나 큰 성공을 거둔 이상 두 번째 작품은 훨씬 중요하다. 그리고 <장난스런 키스>에서 김현중이 맡은 역할 역시 <꽃보다 남자>의 '윤지후'보다 훨씬 중요하다.

물론 <장난스런 키스>에서 서브 남자 주인공은 있지만 그는 단독 남자 주인공을 뿐 아니라 드라마 내내 그 어떤 인물보다 독특한 캐릭터로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내야 할 뿐 아니라 러브라인의 메인 축을 담당해야 한다. 즉 여주인공과의 호흡도 무척 잘 맞아야 하고 극도 중심적으로 이끌어 나가야 하는데 <꽃보다 남자>에서의 'F4' 같은 무조건 내편인 아군은 일단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대만에서 만들어진 <장난스런 키스>는 국내에서도 상당히 많은 팬들을 거느리고 있으며 남자 주인공을 연기한 정원창 역시 중화권 남자 배우들 중 국내에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정원창은 그의 팬들 중 <장난스런 키스>을 통해 그를 좋아하게 된 경우가 대다수일 정도로 드라마에서 원작과 놀라울만큼 캐릭터가 일치한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이 모든 요소들은 원작과 드라마의 팬들을 살짝 불안하게 만든다.
 
미리 알아보는 <장난스런 키스>의 남자 주인공 캐릭터

대개 만화 속 남자 주인공의 경우 크게 별다른 긴장감을 선사하지는 않지만 자상하고 상냥한 따뜻한 미남과 거칠고 비뚤어진 행동을 하지만 강한 독점욕으로 두근거림을 선사하는 나쁜 남자 스타일의 차가운 미남으로 나뉘는데 <장난스런 키스>의 주인공은 이 전통적인 공식에서 벗어난 독특한 캐릭터이다. 물론 외부적인 설정은 공식에 충실하다. 

부유한 집에서 사랑받으며 자란 아들이며 훤칠한 키에 수려한 외모, 스포츠 만능 그리고 학원물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조건인 성적 우수까지 빠져들 수 밖에 없는 매력을 지닌, 그야말로 만화 속에서나 있을 법한 인물이다. 여기에 한가지 더, 만화 주인공보다 특출난 점이 있다면 성적 우수를 넘어 거의 '천재'에 가까운 두뇌를 가지고 있다. 단 그에게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으니 바로 까칠하다못해 퍼석퍼석하게 메마른 성격이다. 너무 잘나다보니 주변에 도통 관심이 없을 뿐 아니라 타인에게 아예 무관심하다보니 친구도 없다. 그래도 딱히 불편함을 느끼지도, 외로움을 느끼지도 않는다.

남자 주인공이 '잘난' 부분을 독차지 할수록 여자 주인공은 평범 이하의 조건으로 설정되는 것이 만화의 공식 아닌 공식이다. <꽃보다 남자>에서 두 주인공이 가장 큰 차이점으로 가장 부각된 부분이 경제적인 부분이었다면 <장난스런 키스>의 경우는 '똑똑한 정도'이다. 여자 주인공은 성격이 정말 착하고, 친구들과 사이 좋게 지내고, 어리버리한 것을 뛰어 넘어 머리가 몹시 나쁘다. 그래서 <장난스런 키스>의 가장 큰 재미와 갈등의 축은 바로 총명한 남자와 멍청한 여자라는 설정이다. 이는 <꽃보다 남자>에서 가장 큰 재미를 유발한 설정이 재벌가 후계자와 초절정 서민인 여자라는 점과 비슷하고 할 수 있다.

훤칠한 키에 수려한 외모, 스포츠 만능 그리고 천재적인 두뇌를 지닌 까칠한 남자 주인공을 비현실적으로 잘 생기지 않은 연기자가 맡는 것은 시청자로써, 원작의 팬으로써 절대 사양하고 싶다. 하지만 이미 만화로 또 드라마로 충분히 재미있게 감상을 했던 팬들은 '다시' 만들어진다는 소식에 기대와 불안을 동시에 느낄 수 밖에 없다. 부디 남자 주인공의 '비주얼'이 전부가 아닌, '비주얼'이 금상첨화의 역할만을 하는 작품이 만들어지길 기대해 본다.

꽃미남 애호 칼럼니스트 조민기 gorah9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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