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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가신 싸이월드에서 불편한 네이버블로그까지 왜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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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11-28 17:31:08 수정 : 2008-11-28 17:3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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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 시대에 '유독 네트워킹이 자신의 사이트에만 되어야 한다'는 이기적 행태를 2009년도에는 바로 잡을 수 없을까?

겨울비가 내린다. 차고 가늘게 내리는 빗물을 보고 있노라면,  자연스레 대상을 관조하게 된다. 2008년을 마무리하면서 어느덧 정들었던 학생과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아쉬움도 들었다. 따스하게 포개어지는 함박눈을 기대하던 심정으로 다시 학생들과 연결될 수 있을까 싶어, '블로그나 싸이월드로 연락하자'고 하였다.

생뚱맞아 보이지만, '저 싸이 안하는데요?', '저 네이버블로그인데요?'


.......




<그림>  네이버의 개인블로그


이말은 곧 연결되기 위해서는 성가셔져야 한다는 뜻이다. 왜 그럴까?
'저 네이버 블로그인데요?'라는 학생의 대답은, 오마이뉴스블로그를 주로 사용하는 나에게는 유배지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유배지란 가기도 힘들고 험한 외딴 곳이 아니던가?
네이버블로그를 하는 제자 입장에서 오마이뉴스 블로그는 유배지와 마찬가지요, 오마이뉴스 블로그를 하는 선생입장에서 네이버 블로그는 먼리 타향같다. 하물며 같은 블로그 간에서 정보의 소통이 만만찮은데, 싸이월드를 하는 제자에게 오마이뉴스블로그와 '일촌'을 하자고 제안한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그림>  오마이뉴스의 공식블로그

인터넷에서 한번 더 클릭하게 하는 행위는 커다란 장벽이다. 이런 사실은 네이버 홈페이지의 첫 페이지의 광고와 한번 클릭하고 들어간 페이지의 광고비가 천지차이인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서로가 서로를 연결하는데 이처럼 소원해지고 불편해진 것일까?
이런 질문을 하자면 불편하고 미안스럽게도 기업들이 보인 이기적인 행태를 꼬집지 않을 수가 없다. 네이버 지식검색은 국민들이 우수한 답변을 달았음에도, 네이버 안에서만 보아야하는 불편함이 있다. 싸이월드 미니홈피는 국민들의 사생활을 듬뿜 담아주었음에도, '1촌'은 싸이월드가입자와만 해야한다. 야후, 파란, 구글, 네이버와는 연결할래야 할 수도 없다.
1999년도 방식의 올드버젼으로 '마우스 왼쪽 버튼 조준-드래그-컨트롤씨(CTRL+C)-컨트롤브이(CTRL+V)'하거나 '주소를 복사해주는 버튼을 클릭'하는 수고로움을 당연히 소비자이자 생산자인 국민이 해야만한다.
2009년도를 코 앞에 둔 IT강국, 소통을 유난히도 강조하는 MB정부, 참여와 공유 그리고 개방의 웹 2.0 시대에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쇄국정책 복습하기'처럼 자기 회사 콘텐츠만 지켜내기에 골몰하는 동안, 외국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것일까?


<그림>  슬라이드쉐어에서 공유하기

숨겨놓고 혼자 먹는 초콜릿처럼 귀한 것을 내놓은 심정들은 어떨까? 슬라이드쉐어에서 국제회의에 참석해야지 얻을만한 귀한 자료를 쉽게 다운로드받을때 마다 그런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자료를 올리고 공유하도록 서비스 아이디어를 내고 비즈니스를 시작하여 세계적인 사이트가 된 슬라이드 쉐어에서 알짜배기 정보를 <그림>처럼 43개의 사이트에 무료로 퍼갈수 있도록 해준 것도 모잘라서 '더 퍼갈 곳 없니?'란 질문을 던진다. 
아마 네이버 지식검색에서 내가 올린 콘텐츠를 싸이월드에 가져다 쓰겠다고 말한다면, '니가 직접 복사해서 갖다 올려라'라는 퉁명스런 대답이 뒤통수를 때릴지도 모른다. 인터넷에서 복사하고 붙이기가 간단하다고 하여도 얼마나 귀찮은 일인데..

'툴툴 z>>>>'

'감돌이' 사이트에서 '감순이' 사이트로 콘텐츠를 흩어주고 흩어진 곳을 방문한 이들이 다시 '감돌이'사이트로 불러오도록 하는 과정은 기술적 구현이 쉬운 것이다. 아마 대학교에서 전산개론같은 기초교양을 열심히 수강했다면 그쯤은 쉽게 답할 수 있는 깃털같이 가벼운 문제이다.
그러나 기업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글로벌 경쟁도, 인건비도, 투자비도 생각해 볼 때 어설픈 콘텐츠를 가졌거나 이제 막 시작하려는 벤쳐기업이거나 밥그릇이 다른 집안과는 무료로 콘텐츠를 공유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마치 공유지의 비극처럼....
누구에게나 뜯어먹을 수 있는 풀을 잔뜩 주자, 저마나 자기 소에게만 풀을 뜯기게하여 공유지가 초토화된 것 마냥..
기업들은 저마다의 속사정과 이해타산으로 각자의 길을 걷고 서로의 콘텐츠를 쉽게 공유하고 그것들을 맞붙여 새로운 콘텐츠를 자유자재로 사용자가 만들게하는데 궁색하다.
마지못해 내 놓은 밥상이 'CTRL+C, CTRL+V'인데, 이런 불편하기 짝이없는 1990년대 기술로 2009년을 살아가라니?

아마도 우리나라에 웹 2.0의 사조인 참여, 공유, 개방이 선뜻 와닿지 않고, 그 이야기도 역시 유행처럼 반짝하는 것이구나 싶었다면, 구체적인 모범사례를 보여주지 못한 앞선 기업들과 정부정책가들의 무지함을 꼬집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오늘도 슬라이드쉐어에서 트위터 으로 멋진 슬라이드의 연결을 날린다. 그리고 트위터에서 3D트위터로 옮겨가서 페이스북으로 연결한다.
마음 한편으로는 싸이월드를 사용하는 제자와 네이버블로그로 '1촌'을 맺고 네이버 블로그에 글을 올리면 싸이월드 제자의 '1촌'에 빨간불이 켜지고 다시 클릭한번에 스크랩이 되는 소통의 세상이 빨리오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사실 이런 기술적 구현은 쉽고 가벼우며 더 놀라운 것은 인터넷 생태계를 건강하게 하는 자정작용도 기대할 수 있어 결국 국민, 기업, 국가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는 점이다.

/ 강장묵 mookn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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