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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두창, 2018년부터 조용한 전파 시작…"변이, 거의 50개 확인"

입력 : 2022-06-24 13:10:16 수정 : 2022-06-24 13: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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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유전자 연구팀, 4년 전 원숭이두창 DNA서 '50배 변이' 확인
"감염원 확인 힘든 사례 多…지역사회 내 조용한 전파 시사점"
美전문가 정부 대응 비판…"초기 코로나19 실수 때처럼 대응"
사진=AP뉴시스

첫 확진 사례 보고 한 달 만에 빠르게 확산 중인 원숭이두창이 4년 전인 2018년부터 조용한 전파가 시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전문가를 인용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시애틀 프레드 허친슨 암연구센터 트레버 베드포드 박사는 "여러 나라의 연구진들이 감염원 확인이 어려운 사례를 발견했는데, 이는 원숭이두창이 발견되지 않은 채 지역사회에 전파가 됐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이용 가능한 (원숭이두창) 유전자 정보는 지난 몇 년 동안 특정 시점에 바이러스가 사람들 사이에 더 잘 퍼지는 것을 보여줬다"며 "이런 유전자 패턴은 이것(바이러스 확산 시작)이 2018년께 발생했다는 것을 암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현재까지 한국을 포함해 42개국에서 약 3000여명이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달 9일 영국에서 첫 확진 사례가 보고된 지 한달 여만에 가파른 확산 속도를 보이고 있다.

 

WHO와 CDC에 따르면 영국 등 유럽 내 확진 사례가 84%로 가장 많았고 북미, 중동, 남미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한국뿐 아니라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에서도 첫 감염사례가 발생했다.

 

지난 19일 기준으로 미국은 23개 주에서 156건의 원숭이두창 확진 사례를 확인했으며, 전 세계적으로 2주 전 상황과 비교하면 확진자 수는 3배 가량 증가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NYT는 보도했다.

 

WHO는 이같 은 원숭이두창 확산세에 이날 긴급회의를 소집해 국제적 공중보건비상사태(PHEIC)' 선포 여부를 논의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논의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PHEIC는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질병에 발령하는 최고 수준의 경보단계를 말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반적인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비해 7배 큰 이중 나선형의 유전자(DNA) 구조를 갖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20-30개의 변이를 일으키는 코로나 바이러스와 달리 1년에 1~2개 변이를 일으키는 유전적 특성이 있다.

 

하지만 베드포드 박사 연구팀은 최근 예비분석 결과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에서 통상적인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돌연변이 DNA를 발견했다. 2018년 유포된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의 유전자와 비교해 변이 DNA가 거의 50개 정도 확인됐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원숭이두창 바이러스가 2018년부터 확산되기 시작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베드포드 박사는 "2018년 이후 돌연변이가 급격히 축적된 것은 원숭이두창이 그 무렵부터 숙주를 동물에서 사람으로 전환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내에서는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현재 정부의 원숭이두창의 대응 방식이 2년 전 실패했던 코로나19 초기 대응 방식과 유사하다는 비판적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다른 나라들이 원숭이두창 감염 경로를 추적하고 예방하려는 노력을 강화하고 있지만 미국 내에서는 원숭이두창 검사는 물론,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백신 접종 확대 준비 등의 작업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고 미국 내 공중보건 전문가들의 공통 의견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미 행정부가 발열, 통증, 눈에 보이는 발진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밀접한 신체접촉에 의해 확산되는 원숭이두창 관련 기본적인 증상과 위험을 긴급 전파하지 않고 있다고 WP는 지적했다.

 

특히 현재까지 원숭이두창에 대한 미국의 대응은 코로나19와 원숭이두창 다음에 올 수 있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 대한 미국이 제대로 된 준비를 하고 있는지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WP는 강조했다.

 

AP통신, CNN 등에 따르면 조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22일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원숭이두창의 진단검사 확대와 감염 의심 환자에 대한 신속 검사를 추진키로 했다. 모든 주(州)를 대상으로 한 역학조사 사례는 일주일에 8000건 수준에 불과하다.

 

미 정부 지원 의료센터에서 특수병원체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로렌 사우어 박사는 "현재 원숭이두창을 연구하고 있는 것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도전적인 상황"이라며 "마치 다시 2020년 1월로 돌아온 것처럼 느껴졌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미 네브라스카 주립대학 의료센터에서 공중보건 관련 연구를 병행하고 있는 사우어 박사는 "원숭이두창 증상과 관련해 누가 검사를 받아야하는지, 언제 검사를 받아야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의사소통이 연구진들 사이에서 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바이든 행정부 관리 사이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됐던 2020년 초 결함이 있는 진단 테스트기를 배포했던 시행 착오를 딛고 뒤늦게 코로나를 퇴치했던 것과 같은 교훈을 지금도 반복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라지 판자비 백악관 글로벌 보건안보 및 생물방어 부문 수석 국장은 "이 모든 일이 제대로 마무리 되는 데에는 몇 주가 걸린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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