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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파오차이’ 표기한 유명 베이커리…서경덕 “중국에 빌미, 잘못된 표기 바로 잡아야”

입력 : 2022-04-11 10:02:54 수정 : 2022-04-11 10: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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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지속적인 ‘김치공정’ 펼쳐”
국내 유명 베이커리가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김치를 ‘파오차이’(泡菜)로 표기했다. 서경덕 교수 페이스북

 

국내 유명 베이커리가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김치를 ‘파오차이’(泡菜)로 표기해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에 따르면 문제의 베이커리는 ‘납작 김치고로전’을 판매하면서 중국어로 ‘泡菜炸煎餠’라는 상품명을 사용했다.

 

‘파오차이’는 양배추나 고추 등을 염장한 중국 쓰촨(四川) 지역의 절임 식품으로 한국의 김치와는 차이가 분명하다.

 

앞서 문화체육관광부는 우리나라 고유의 발효음식 김치의 중국어 번역 및 표기를 ‘신치’(辛奇)로 명시했지만 이를 따르지 않은 것이다.

 

서 교수는 “지난해 한 편의점에서 주먹밥에 김치를 ‘파오차이’로 표기해 큰 논란이 됐는데, 최근 많은 팔로워가 공통으로 유명 베이커리의 신제품에서 같은 오류를 제보했다”며 “또다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느 특정 회사를 비방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며 “아직도 우리 생활 곳곳에 남아있는 잘못된 표기가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냥 넘어갈 수도 있지만 SNS에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하는 이유는 중국이 지속해서 ‘김치 공정’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관영 매체인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에서 김치를 중국의 역사로 만들려는 왜곡된 기사가 확산해 논란이 일은 뒤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인 바이두 백과사전에서도 김치를 왜곡한 적이 있어서 이를 지적한 것이다.

 

서 교수는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분노만 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대응으로 중국의 왜곡을 바로잡아야만 한다”며 “특히 중국 측에 빌미를 제공하지 않기 위해서는 국내에서 잘못 사용하고 있는 표기 역시 바로 잡아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에서는 김치와 한복 등 한국의 고유문화를 자국 문화로 전유하려는 시도가 최근 몇 년새 반복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앞서 중국에서는 한국의 전통 의상인 한복을 ’한푸‘(汉服)라고 부르며 한족의 전통 의상이라고 주장하는데,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중국 오성홍기를 전달하는 중국 내 56개 민족 대표 중에 한복을 입은 여성이 조선족 대표로 등장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또 한국의 김치를 파오차이로 부르며 자국의 채소 절임인 파오차이가 국제표준화기구로부터 인증을 받았고 김치의 시초라는 터무니없는 주장을 펼친 바 있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중국의 김치산업은 국제 김치 시장에서 기준이 됐다”며 “우리의 김치 국제 표준은 세계의 인정을 받고 있다”는 황당한 오보로 한국 누리꾼들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았다. 중국에서 국제 표준에 인가된 건 중국 쓰촨성의 염장 채소다.

 

영국 BBC도 환구시보의 ‘김치 국제 표준’ 관련 오보에 대해 한국의 반박 사례를 소개하며 “한국이 퇴짜를 놨다”고 전하기도 했다.

 

BBC는 ‘김치, 한중 문화 갈등을 발효하다’라는 기사를 통해 “중국이 한국 전통 음식인 김치의 제조법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는 건 오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 김치의 재료와 김장문화를 소개하면서 중국의 김치와는 다르다”며 “이는 한국과 중국 간 가장 최근에 발생한 문화적 갈등”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김치는 ‘파오차이’라는 이름으로 중국에서 공급되고 있지만 같은 이름으로 불리는 또 다른 중국 고유의 음식이 있다”고 설명하면서 “ISO 문서는 이번 식품 규격이 ‘김치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적시했음에도 일부 중국 언론은 이와 다르게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 내 김치 수요가 많아 중국에서 김치를 만들어 수입하고 있다”며 “이와 대조적으로 한국의 김치는 중국의 엄격한 규제에 막혀 수출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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