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난이도 조절 실패 ‘불수능’… 선택과목 유불리도 현실로

관련이슈 대학 수학능력 시험(수능)

입력 : 2021-12-09 19:27:58 수정 : 2021-12-09 19:27:56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2022 수능 채점결과 발표

국어·수학 표준점수 모두 상승
영어 1등급 작년 절반수준 감소
수학 문·이과 격차… 만점도 1명
“문제 배열까지 변화… 학생 혼란”
평가원 “어렵기만 했나 분석 필요”
어느 대학에 지원할까…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 배부 하루 전인 9일 경기 화성시 동탄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과 선생님이 정시 배치참고표를 살펴보며 진학상담을 하고 있다. 화성=뉴스1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다.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도 나타났다. 학력격차 논란이 불거진 데다 출제오류 논란에 법원이 채점 일시중단을 명령했다.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대한 교육계 안팎의 평가는 싸늘하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빗발치는 논란에 대해 “분석이 필요하다”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수능 출제기관인 평가원은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2022학년도 수능 채점결과를 발표했다. 2022학년도 성적표를 받아 본 교육계에서는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우선 성적에서 난이도 조절 실패가 확인됐다. 국어와 수학의 표준점수는 모두 상승했다. 표준점수는 학생의 원점수와 평균성적의 차이를 보여주는 지표다. 따라서 표준점수 최고점은 ‘불수능’일수록 높고 ‘물수능’일수록 낮다.

국어 표준점수는 2019학년도(150점) 이후 가장 높은 149점을 기록했다. 국어 만점자는 0.01%에 그쳤다. 수학은 지난해 가·나형 표준점수(137점)보다 10점 상승했다. 절대평가인 영어의 1등급 비율은 6.25%로 지난 수능(12.66%)의 반 토막 수준이다. 6명이던 전 과목 만점자가 올해는 졸업생 한 명에 그쳤다.

교육계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충분한 학습 환경이 제공되지 않았던 만큼 이를 고려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난이도뿐 아니라 문제 배열에까지 변화를 줘서 학생들의 혼란이 더 커졌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평가원은 ‘역대급 불수능’이라는 평가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강태중 평가원장은 “시험에 어려움이 있다고 인정할 만한 부분들이 없지 않지만, 전체적으로는 ‘과연 어렵기만 했나’ 하고 볼 필요가 있다”며 “예년과 동질이라고 볼 수 있는 문항들을 비교하면서 성취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등을 확인해야 하는데, 이런 분석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도 우려가 현실이 됐다. 올해 수능은 국어, 수학영역에서 선택과목이 도입된 첫 통합 수능으로 성적은 문과, 이과가 함께 통지된다. 선택에 따른 유불리가 존재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하지만 평가원은 탐구영역의 선택과목 표준점수를 공개하되, 국어와 수학은 비공개한다는 입장이다. 강 원장은 “선택과목에 따라 경우의 수가 달라진다는 점을 인정할 수밖에 없지만 유불리가 한 방향으로 항상 나타날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며 “모든 정보를 얻기 바라는 점에는 공감하지만 이 정보가 진정한 도움이 되느냐는 점이 걱정된다”고 답했다.

이규민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위원장이 9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수능 채점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매년 특히 수학에서 난이도로 해결할 수 없는 선택과목별 유불리가 발생하게 될 것”이라며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 중 하나 역시 선택과목 간 학생들의 학력수준 측정이 정확하지 않은 데서 출발했을 가능성도 높다”고 진단했다.

법원이 생명과학Ⅱ 20번 문항 오류 논란과 관련해 수험생의 손을 들어주면서 교육부도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그동안 평가원은 출제오류를 인정하지만 문제의 타당성은 인정된다며 정답을 확정했고 예정대로 10일 성적표를 학생들에게 전달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성적통지에도 차질이 생겼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향후 대응을 위한 긴급회의를 소집했고, 평가원은 수능 생명과학Ⅱ 응시생들에게 성적 통지 보류를 결정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엄현경 '여전한 미모'
  • 엄현경 '여전한 미모'
  • 천우희 '미소 천사'
  • 트와이스 지효 '상큼 하트'
  • 한가인 '사랑스러운 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