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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도시화·불공정·폭력…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입력 : 2021-12-04 01:00:00 수정 : 2021-12-03 18:3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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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 골딘, 로버트 머가 지음/추서연 외 옮김/동아시아/3만2000원

앞으로 100년/이언 골딘, 로버트 머가 지음/추서연 외 옮김/동아시아/3만2000원

 

지금 우리는 어떤 시대에 살고 있는가. 세상은 어떻게 변해가는가. 신간 ‘앞으로 100년’은 다양한 방식으로 제작된 100장의 지도와 인포그래픽, 그리고 통찰력이 담긴 해설로 우리가 걸어온 길과 가야 할 방향을 밝혀준다.

저자는 300명 이상의 전문가가 모여 세계가 맞이한 긴급 현안들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는 옥스퍼드 마틴 스쿨의 창립자이자 세계화 및 국제 개발 분야의 권위자인 이언 골딘과 정치학, 안보학 분야의 석학인 이가라페 연구소의 로버트 머가.

두 학자는 수십 년간 축적된 연구 및 데이터에 최신의 위성 사진 및 지도 자료를 결합했다. 세계화, 기후, 도시화, 불공정, 폭력, 보건, 인구…. 인류가 맞이하고 있는 열네 가지의 중대한 국면을 낱낱이 분석하고 각 현안을 명쾌한 이미지로 시각화하여 보여준다. 북극에서 일어나는 화재,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해수면의 상승, 이민자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과 그 이면의 진실…. 이 모두를 단순한 말이 아니라 구체적인 이미지로 전달한다.

거시적 문제를 바라보는 통찰력을 지닌 저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도 전망했다. 코로나19 공포가 극에 달했을 때 원고가 출판사에 넘겨진 이 책은 인쇄공장도 원래 예정됐던 중국에서 코로나19 때문에 이탈리아로 옮겨야 했다. 이 같은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던 이 책 서문을 통해 저자는 코로나19 대유행이 우리의 삶을 가속화하고 파괴했다고 진단한다. 코로나19는 세계화의 모습도 재편할 것이 분명하다. 바이러스 위험도는 커졌지만 대응체제 또한 최고도로 발달했다. 역병이 빠르게 퍼지고 경제적 충격도 순식간에 전 세계로 퍼지는 양상은 세계화의 부정적 측면을 드러냈지만, 과학계가 대유행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던 것도 세계화의 이점 덕분이었다. 우리는 엄청나게 복잡하고 불확실한 새로운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신흥국가 중심으로 엄청난 대공황이 닥칠 수도 있고, 과거 실수에서 배운 교훈이 있다면 최악은 피할 수도 있다.

코로나19가 만든 ‘뉴노멀’, 새로운 규칙이 반드시 나쁜 건 아니다. 영국 설문조사에선 코로나 이후 이전 삶의 방식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힌 영국인은 9%에 불과하다. 세계 곳곳 오염물질 배출은 전례 없는 수준으로 감축됐으며 여러 도시는 더 자연 친화적이고 지속가능한 도시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다만 국제협력이 필수인 이 시기에 협력은 절망적일 정도로 부족하고 글로벌 리더십은 공백 상태다. 궁극적으로 역병을, 그리고 글로벌 위기를 막는 것은 더 높은 울타리와 더 두꺼운 방호벽이 아니라 불평등한 세상에서 협력하려는 인류의 집단 의지라는 것이 두 세계학자의 진단이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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