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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가계 대출 증가폭 줄었지만… 대출난에 실수요자 ‘발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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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2-01 19:00:00 수정 : 2021-12-01 17: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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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시중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연합뉴스

금융당국의 강력한 규제 속에 11월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폭이 크게 축소됐다.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중단하며 일부 은행의 경우 가계대출 총액이 줄어들기도 했다. 정부의 대출 규제가 효과를 보인 것으로 보이지만, 신용 대출이 늘고 ‘대출 난민’들이 상대적으로 대출 한도에 여유가 있는 은행의 문을 두드리는 등 실수요자들은 대출난에 고통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신용대출 오히려 증가세… ‘마통’ 한도까지 끌어쓴 듯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11월말 기준 가계대출 총액은 전달보다 2조3622억원 늘어난 708조6880억원을 기록했다. 전달 증가폭인 3조4380억원의 70%에 못 미친다. 9월의 4조728억원과 비교하면 거의 절반 수준의 증가폭이다.

 

가계대출 중 11월 주택담보대출 총액은 503조3285억원으로 전달보다 2조1122억원 늘었다. 이 역시 10월 증가액인 3조7888억과 비교하면 확연히 줄어든 액수다.

 

11월 말 기준 신용대출 총액은 141조1338억원을 나타냈다. 주택담보대출과 달리 정부의 강력한 규제에도 11월 신용대출 증가액은 3058억원으로 10월(-1720억원)이나 9월(1058억원)보다 오히려 빠르게 불어났다. 전세대출은 11월 1조4588억원 늘며, 10월(1조5402억원), 9월(1조4637억원) 비슷한 증가세를 보였다.

 

정부가 대출을 죄면서 주택 거래가 줄고 주담대 증가폭도 축소됐지만, 전세 자금 마련에 나선 실수요자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신규 신용대출은 중단됐지만, 주택 구매 잔금 마련과 부족한 전세 자금, 생활비 등을 메꾸기 위해 마이너스통장의 한도까지 대출을 끌어썼을 개연성이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10월만 해도 연간 대출 증가율이 4.36%로 5개 은행 중 가장 낮았지만, 11월에는 6.3%로 폭등한 점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대출이 가능한 은행으로 실수요자가 몰렸다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대출 힘든데… 이자까지 오르고

 

대출은 어렵고 실수요는 끊이지 않는데, 이자가 빠르게 오르며 서민의 부담이 커진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예대금리차 확대로 은행이 큰 수익을 내고 있다는 비판 속에 저축은행의 예대금리차는 시중은행권의 4배에 달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정무위원회 강민국 의원(국민의힘)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2020년 국내 저축은행의 예대금리차(대출금리와 예금 등 수신금리 차)는 평균 7.8%포인트로 국내 시중은행(1.9%포인트)의 4배 수준이었다. 이러한 금리차를 바탕으로 지난 3년간 국내 저축은행이 벌어들인 수익은 13조6950억원에 달했다. 

 

정은보 금감원장은 코로나19 장기화 속에 재무적 곤경에 처한 서민층이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저축은행권을 대상으로 채무조정 확대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정 원장은 이날 저축은행 최고경영자(CEO)들과의 간담회에서 “금리 상승기에 대출금리가 높아지고 예대금리차도 확대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금리산정체계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금리 인하 요구권도 활성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권에 대한 건전성 규제 강화 등 사전감독이 강화될 전망이다.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서울 용산구 일대. 연합뉴스

◆“주택 규제 속 상업용 부동산으로 자금 이동” 

 

한편, 가계대출과 달리 상업별 대출금은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관련 부동산 투자도 급등세를 나타내고. 주택이 규제로 묶이자 오피스텔, 상가 등으로 부동산 투자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이날 지난 3분기 말 기준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이 1530조7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3분기 동안 52조2000억원 증가했는데, 전 분기(42조7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10조원 가까이 확대됐다.

 

상업용 부동산 투자를 위한 시설자금 대출의 증가액이 2008년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어난 영향이라는 게 한은 설명이다. 시설자금은 3분기 동안 23조5000억원 늘어났다. 직전 최대치는 지난 2분기 기록한 20조9000억원이었다.

 

송재창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상업용 부동산 투자가 전 분기에 이어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며 “주택은 정부 가계대출 규제 등의 영향을 받아서, 오피스텔, 상가 등 상업용 부동산으로 투자 자금이 이동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산업별로 보면 서비스업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자금 수요 확대된 도소매업과 상업용 부동산 투자 지속된 부동산업 중심으로 41조2000억원 증가했다. 제조업은 설비투자 확대 전망과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으로 2조8000억원 늘어났다.


엄형준·조희연·김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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