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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게임, 승자 없는 루저들의 이야기”

입력 : 2021-09-29 06:00:00 수정 : 2021-09-29 09:4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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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동혁 감독 화상 인터뷰

상금 456억… 극한의 생존게임
넷플릭스 전세계 TV 1위 돌풍

“인기 얼떨떨해… 비결은 심플함
게임보다 인물에 초점 차별화
시즌2 제작 노코멘트… 고민 중”

“‘오징어게임’은 영웅 한 명을 내세워 위너(승자)가 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루저의 이야기입니다. ‘징검다리 게임’이 가장 상징적인데, 극중 성기훈(이정재)은 ‘그 사람 덕에 끝까지 갔다’고 말하지만, 조상우(박해수)는 ‘내가 죽도록 노력해서 여기까지 왔다’고 말합니다. 많은 루저의 헌신과 희생으로 끝까지 갈 수 있는 루저들의 이야기죠. 그 어디에서 승자는 없습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 연출을 맡은 황동혁 감독(사진)은 28일 진행된 온라인 화상 인터뷰에서 ‘오징어게임’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은 상금 456억원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여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다. 공개 후 미국 넷플릭스 톱10의 1위에 올랐고 전 세계 TV프로그램 부문에서 1위에 오르는 등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와 관련해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 겸 최고 콘텐츠 책임자(CCO)는 2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코드 콘퍼런스(Code Conference) 2021’에서 “넷플릭스가 현재까지 선보인 모든 작품 중 가장 큰 작품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이렇게 단시간에 세계적 열풍을 일으킬지 몰랐다. 얼떨떨하다”며 “인기 비결은 심플함이 아닐까 생각한다. 놀이가 모두 심플하고, 다른 게임 장르 시리즈와 다르게 게임을 하는 인물에 집중해서 감정을 이입한다”고 말했다.

그는 비슷한 장르의 콘텐츠를 많이 제작했던 일본 드라마나 영화를 따라 했다는 일각의 표절 논란에 대해선 “차이점이 두 가지나 있다”고 반박했다. “다른 게임물들은 게임이 먼저 보이지만, ‘오징어게임’은 사람이 먼저 보입니다. 보통은 복잡한 게임에 천재가 등장해 풀어내면서 진행됩니다.

하지만 우리는 아이들 게임 중 가장 단순한 것만 골랐죠. 누가 봐도 게임 룰을 30초 안에 이해할 수 있게 해 감정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여기는 위너가 없습니다. 지금도 남의 도움을 통해 간신히 한 단계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이 있죠.”

‘오징어게임’에는 다양한 놀이가 등장한다. “놀이 구성은 10년 전에 생각한 것”이라고 말한 황 감독은 특히 첫 번째 게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에 대해 “집단 게임으로 가장 기이하면서도 아름다운 그림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게임인 ‘오징어게임’에 대해선 “도형 안에서 펼치는 검투사들의 대결을 떠올렸다. 어린 시절 했던 격렬한 게임이라 아이러니가 살 것 같아서 두 게임을 앞과 뒤에 넣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오징어게임’에는 많은 이야기를 남겨둔 채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기훈이 다시 게임에 도전하는 것은 물론이고, 형사 황준호(위하준)의 죽음에 대해서 명확하게 밝히지 않는다. 딱지남(공유)과 관리자(이병헌)에 대해서도 충분히 설명해주지 않는다.

이에 시즌2 제작을 위해 남겨둔 것이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 황 감독은 “시즌2는 죄송하지만 노코멘트 하겠다. 더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 말씀드리기는 이른 것 같다. 여러 방향을 열려있게 마무리해서 더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머릿속에 떠오르는 그림 몇 가지가 있긴 하다”며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떠오른 영화가 있어서 그거 먼저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고, 시즌2는 넷플릭스와 이야기를 해봐야겠지만, 한다면 그다음 단계 아닐까 한다”고 덧붙였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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