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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무산' 제주 녹지병원, 비영리병원으로 문 연다

입력 : 2021-09-29 02:00:00 수정 : 2021-10-07 15:4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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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전문의료기관 개원 목표
녹지제주측과 합작 경영 방침
일각선 우회투자 가능성 의심
제주 녹지국제병원. 세계일보 자료사진

국내 첫 영리병원으로 추진됐으나 개원이 무산된 제주 녹지국제병원이 국내 의료재단과 합작해 국내 전문병원으로 운영된다.

 

 28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에 따르면  국내 의료재단은 최근 중국 녹지그룹의 자회사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유한회사(이하 녹지제주)가 설립한 녹지국제병원 지분 75%를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분 매입 금액은 540억원가량이다.

 

 해당 재단은 녹지국제병원의 지분 5%를 추가로 매입하고, 녹지제주와 합작 경영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인 환자 유치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해당 재단은 내년 개원을 목표로 줄기세포 치료와 건강검진 전문 의료기관으로 운영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국내 의료재단은 제주지역에서 골프장을 운영중인 우리들리조트와 관련된 의료재단인 것으로 알려졌다. 척추 전문병원인 우리들병원과는 무관하다.

 

 시민단체는 아직 영리병원 설립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영리병원 추진을 반대하는 의료 영리화 저지와 의료 공공성 강화를 위한 제주도민운동본부’는 “외국법인으로 인허가를 받고 국내병원에 매각하는 것은 제주특별법의 취지를 악용한 행위”라며 우회투자를 통한 영리병원 설립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녹지국제병원 조성 사업은 외국인 투자지역 지정에 따른 560억원 세제 혜택을 받았지만, 이번에 국내 병원에 지분을 매각해 투자진흥지구 지정의 취지가 사라졌다고 판단되는 만큼 제주도는 투자진흥지구 해제를 통해 세금감면 혜택 등에 대한 환수를 위한 행정적 조치를 즉각 취하라”고 요구했다.

 

 제주도는 녹지국제병원 개설 허가가 취소됐기 때문에 다른 병원 문을 열려면 의료기관 설립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국 녹지그룹이 투자해 국내 첫 영리병원으로 추진됐던 제주 녹지국제병원은 내국인 진료를 제한한 ‘조건부 허가’ 결정을 녹지 측이 받아들이지 않자 제주도가 3년 전 허가를 취소했고 지금까지 법정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녹지국제병원은 녹지제주가 776억원을 투입해 지은 연면적 1만8200㎡, 47병상 규모 병원이다.

 

 녹지제주는 앞서 2013년 10월 JDC의 제주헬스케어타운 조성 프로젝트에 따라 서귀포시에 호텔과 휴양콘도미니엄, 의료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단지를 조성했다.

 

 녹지제주는 이어 2016년 제주헬스케어타운 부지에 국내 제1호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 건물을 준공해 개설 허가를 신청했다. 하지만 제주도가 2019년 4월 병원 개설 허가를 취소하자 녹지제주는 같은 해 법적 소송을 진행했다.

 

 지난해 10월 1심에서는 제주도의 개설 허가 취소가 적법하다고 판결 났지만, 지난 8월 항소심에서는 결과가 정반대로 뒤집혀 제주도의 개설 허가 취소 처분을 취소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이 소송은 현재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지만, 대법원 판단과 관련 없이 영리병원 개설은 무산된 셈이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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