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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5㎞ 거리에서 화학작용제 탐지 성능 [한국의 무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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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7-25 07:00:00 수정 : 2021-07-25 00: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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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육군 신무기 (9) 화생방정찰차 -Ⅱ
오염지역서도 보호장구 없이 작전
각종 장비 컴퓨터시스템으로 제어

눈에 보이지 않게 소리 없이 접근, 인간의 생명을 앗아가는 화학·생물학무기는 20세기 이후부터 공포의 대상이었다. 핵무기보다 훨씬 저렴하고 제조가 쉬우면서도 치명적인 살상능력을 발휘, ‘가난한 나라의 핵무기’라 불리며 개발도상국에서 주목받았다. 1995년 일본 도쿄에서 발생한 옴진리교 사린 살포 사건처럼 테러조직도 화학·생물학무기를 사용할 수 있을 정도였다.

한반도에서도 유사시 북한이 화학·생물학무기를 쓸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국방부는 ‘2020 국방백서’에서 “북한은 1980년대부터 화학무기를 생산, 2500~5000t의 화학무기를 저장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탄저균, 천연두, 페스트 등 다양한 종류의 생물무기를 자체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했다고 평가된다”고 밝혔다.

북한의 화학·생물학무기 위협에 맞설 한국군의 ‘카드’는 화생방정찰차다. 화생방정찰차는 화학·생물학 및 방사능 공격으로 오염된 지역을 탐지하고 식별해 전투부대에 알리는 역할을 맡는다. 해당 지역의 오염 여부를 신속하게 파악하도록 화학자동분석기와 경보기, 채취시스템, 기상관측장비 등을 갖춘다. 내부는 완벽하게 밀폐돼 있고 필터를 통해 공기를 주입해 승무원의 생존을 보장한다.

화생방정찰차-Ⅱ는 한국군이 기존에 운용 중인 K-216·K-316 화생방정찰차보다 성능이 향상된 기종이다. 2011년부터 약 220억원을 투자해 국내 기술로 개발됐다. 전력화 이전에 실시된 운용시험평가에서 모든 기준을 충족해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았다.

화생방정찰차-Ⅱ는 장갑차에 쓰이는 장갑형과 차량 탑재형으로 구분된다. 장갑형은 2017년부터 육군 전방부대와 해병대를 중심으로 전력화가 이뤄졌으며 차량형은 전·후방부대와 공항, 항만에 배치된다.

기존 화생방정찰차는 화학작용제와 방사능 탐지가 가능한 장비를 해외에서 도입했다. 반면 화생방정찰차-Ⅱ에 쓰이는 주요 장비는 국방과학연구소(ADD)에서 개발한 국산 제품이다. 원거리 화학 자동경보기는 최대 5㎞ 거리에서 화학작용제를 탐지하는 성능을 갖췄다. 화학작용제와 생물학작용제 탐지기능을 갖춘 자동탐지기도 장착되어 있다.

화학, 생물학작용제나 방사능이 탐지되면 자동으로 각 군의 전술지휘통제자동화체계(C4I)로 경보와 탐지결과를 전송, 아군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수행한다. 오염 지역에서도 승무원이 보호장구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작전할 수 있다. 냉·난방장비와 기상측정장비는 어떤 환경 및 기상조건에서도 승무원이 임무를 원활하게 수행하도록 지원한다. 탑재된 화생방장비와 각종 부수 장비는 컴퓨터시스템으로 제어해 승무원 편의와 운용성을 높였다. 12.7㎜ 기관총을 장착해 자체적인 방어기능도 갖췄다.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해 해외 판매도 가능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 향후 방산수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박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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