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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반발에… 대구도시철도 역명 변경 ‘쉽지않네’

입력 : 2021-06-24 03:00:00 수정 : 2021-06-23 20: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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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병원 있는 강창역→계대병원(강창)역
이름 혼선 계명대역→계명대(신당)역 추진
일부 주민들 “고유지명 우선” 변경안 반대
이용객들 “역명 헷갈려” 민원 제기 잇따라
대구시 “일단 결정유보… 더 의견수렴 할것”

대구도시철도 역 이름을 이용객 편의를 위해 바꾸려는 움직임이 고유 지명을 살리려는 주민 반대에 부딪혀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23일 대구시에 따르면 최근 대구도시철도 2호선 ‘강창역’을 ‘계대병원(강창)역’으로, ‘계명대역’을 ‘계명대(신당)역’으로 바꾸자는 역명 변경안이 상정됐지만 결정이 유보됐다. 애초 역명이 변경될 가능성이 컸지만, 인근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대구시가 결국 재심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도시철도를 이용해 달서구 계명대 동산병원을 가려면 계명대역을 지나 강창역에서 내려야 하는데, 승객들이 계명대역에 내리는 혼선이 자주 빚어져 대구도시철도공사에 강창역 이름 변경 민원이 잇따랐다. 계명대역의 경우 인근 신당네거리 지명을 반영해 역명에 함께 적어달라는 요구가 제기됐다.

이에 대구도시철도공사가 검토한 역명 변경안이 달서구지명위원회 의결을 거쳐 최근 대구시 지명위원회에 상정됐으나 일부 주민들이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주민들은 강창교 등 일대에 사용하는 지명의 향토성을 강조하며 병원 명칭을 앞세운 역 이름에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강창역 이름 변경에 대한 의견이 상충함에 따라 주민 의견을 더 듣고 다른 안이 있으면 다시 상정하라는 의미에서 두 가지 안 모두 결정을 유보했다”고 설명했다.

역명을 정하는 데 이용객 편의가 먼저 고려돼야 하지만 인근에 오래 살아온 주민들 의견도 무시할 수 없는 실정이다. 달서구 신당동 한 주민은 “넓은 의미로 ‘강창’ 안에 ‘계명대병원’이 있는 것이지, ‘계명대병원’ 안에 ‘강창’이 있는 것이 아니다”며 “논리적으로 강창(계대병원)역’이 돼야 한다”고 했다.

시가 2019년 1월 도시철도 2호선 ‘신남역’을 “역사성과 문화적 의미를 살린다”며 ‘청라언덕역’으로 변경했지만, 신남네거리 일대에서 생계를 이어온 상인들의 반발로 한 달여 만에 청라언덕역을 ‘청라언덕(신남)역’으로 다시 바꿔야 했다. 지금까지 병기 사례를 제외하고 역명 자체를 바꾼 사례는 대략 6건 정도라는 게 도시철도공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계명대 병원을 찾는 환자나 가족들을 중심으로 강창역 이름 변경에 대한 요구가 잇따르는 만큼 대구시 지침에 따라 변경 방안을 다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강창역 명칭 개정의 재심의는 오는 7월 열릴 전망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재심의에서 주민들과의 협의가 원만히 해결되지 않으면, 계대병원(강창)의 명칭 변경안이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대구=김덕용 기자 kimd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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