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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코로나 터널의 끝… ‘숨은 보석’ 찾는다

입력 : 2021-06-22 01:00:00 수정 : 2021-06-21 20: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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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계 가뭄 속 단비 ‘오디션 프로그램’

SBS 지난 5일부터 ‘라우드’ 방영중
박진영·싸이 참여해 보이그룹 선발
Mnet, 8월 ‘걸스플래닛999…’ 선봬
국적 초월 ‘한·중·일’ 참가자 경쟁
MBC ‘방과후…’ 11월 방송 준비중
현역·가수 연습생들 지원문도 활짝
코로나 백신접종에 속도가 붙으면서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자 요즘 방송가에서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휴식기를 가진 신인 가수나 가수 지망생들에게 무대를 마련해주고 있다. 사진은 오디션 프로그램 SBS ‘라우드’와 Mnet ‘걸스플래닛999 : 소녀대전’, MBC ‘방과후 설레임’

1년여 넘게 지속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은 팬들의 사랑과 관심이 인기의 척도인 아이돌 가수에게는 치명적이다. 더욱이 아직 정식 데뷔를 하지 못한 가수 지망생이나 연습생, 갓 데뷔한 신인에게는 긴 어둠의 터널이 아닐 수 없다. 팬들을 대면으로 만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그간 비대면 접촉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그런 가운데 최근 방송사 3사가 각기 다른 내용의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을 연달아 내놓았다. 코로나19로 설 무대가 없었던 이들로선 오랜 가뭄 끝에 내리는 단비 같다.

SBS는 지난 5일부터 오디션 프로그램 ‘라우드(LOUD)’을 방영 중이다. JYP엔터테인먼트와 P NATION의 차기 보이그룹을 선발하는 프로그램이다. 최종 데뷔 멤버로 선정되면 양사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2021년 하반기 월드와이드 보이그룹으로 데뷔하게 된다. 심사위원으로는 각 사의 수장인 박진영과 싸이가 맡았다. 참가 신청은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됐는데, 2000년도 이후 출생 남성이면 국적을 불문하고 누구나 가능하다.

‘프로듀스’ 시리즈로 오디션 명가로 올라선 Mnet도 오는 8월 오디션 프로그램 ‘걸스플래닛999 : 소녀대전’을 내놓는다. 세 개의 다른 문화권(한국어·중국어·일본어)에서 온 이들이 언어와 문화의 경계를 초월해 K팝으로 연결된 공간 ‘걸스플래닛’에서 서로 화합하고 성장하면서 최상의 조합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프로그램이다. 참가자 접수는 지난 1월부터 2월까지 진행됐다. 2006년 1월 1일 이전 출생자로 한국과 중국, 일본에 인연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가능하다. 한·중·일 국적 보유자, 체류자를 비롯해 부모 중 한 사람이 세 국가 출신이어도 된다. 게다가 기획사 소속 연습생이나 데뷔를 한 가수도 지원할 수 있다. 현재는 지원자 가운데 문화권별로 33명씩, 99명의 참가자가 추려졌다.

MBC도 글로벌 오디션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방과후 설레임’이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프로듀스 101’, ‘믹스나인’ 등을 연출한 한동철 PD가 진두지휘한다. 오는 11월 방송을 목표로 현재 지원자 신청을 받고 있다. 12세 이상의 여성이라면 누구든 가능하다. ‘라우드’, ‘걸스플래닛 999: 소녀대전’과 마찬가지로 기획사에 소속돼 있어도 된다. 오는 30일까지 자신의 재능과 특기를 담은 영상과 지원서를 네이버 NOW(나우) 또는 공식 SNS를 통해 지원하면 된다. 공식 포스터 하단의 QR코드를 통해서도 지원할 수 있다.

이들 세 오디션 프로그램은 마치 짜맞추기라도 한 듯 현역 연습생이나 가수들에게도 지원의 문을 활짝 열어놨다.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일반인이나 연습생 위주로 진행됐던 것과는 정반대다. 이들 방송국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아이돌 가수들이나 연습생들이 별다른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고,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숨은 보석이 많이 있다는 점에서 지원 요건을 대폭 넓혔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지원 요건의 변화 결과, 실제 ‘걸스플래닛 999: 소녀대전’에 현역 아이돌 가수인 한국 아이돌 그룹 ‘체리블렛’과 ‘CLC’ 멤버 일부, 중국 아이돌 그룹 ‘SNH48’ 멤버 일부가 참가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한 아이돌 기획사 관계자는 “코로나19 때문에 행사 등이 불가능하면서 기획사로서는 적자만 쌓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가운데 소속 가수들을 다시 대중에게 알릴 기회가 생긴다면 해당 프로그램에 지원하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더욱이 프로그램에서 최종 데뷔 멤버로 확정되면 받게 되는 각종 혜택도 기획사로서는 매력적이다. SBS ‘라우드’는 JYP와 P NATION의 보이그룹으로 뽑혀 활동하게 된다. Mnet ‘걸스플래닛999 : 소녀대전’도 마찬가지다. 특히 Mnet은 ‘아이오아이(I.O.I)’ ‘워너원(Wanna One)’ ‘아이즈원(IZ*ONE)’ 등 다수의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돌 그룹을 성공시킨 바 있어서, 이번 프로그램도 마찬가지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한다. MBC ‘방과후 설레임’도 월드투어를 비롯한 다양한 활동을 3년 동안 계획하고 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데뷔를 준비하던 가수나 이제 막 활동을 활발하게 하려고 했던 가수들이 코로나19로 큰 피해를 봤다”며 “이들에게 오디션 프로그램은 자신들의 존재감을 알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예상보다 빨리 오디션 프로그램에 탈락한다면 또 다른 아픔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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