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소문난 장타자 로리 매킬로이(32·북아일랜드)는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세계랭킹 1위를 달리며 잘 나갔다. 2019년 ‘쩐의 전쟁’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해 1500만달러를 차지하며 올해의 선수에 등극했고 월드골프챔피언십(WGC) HSBC챔피언스에서 18승을 쌓는 등 2019-2020시즌에도 6개 대회에 출전해 모두 톱5에 들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투어가 3개월 동안 중단됐다 재개된 지난해 6월부터 경기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쉬는 동안 비거리를 늘리려고 무리한 훈련을 하다가 스윙이 망가진 것이 원인이었다. 그는 2017-2018 시즌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 319.7야드로 장타 1위를 달렸고 2018-2019 시즌 2위(313.5야드), 2019-2020시즌 4위(314야드)에 올랐다. 이번 시즌도 318.8야드를 날려 2위에 오를 정도로 가공할 장타력은 여전했지만 아이언샷이 크게 흔들리면서 쇼트게임이 무너지고 말았다. 그린적중률 66.27%(74위)라는 기록이 이를 말해준다. 이에 이번 시즌 7차례 대회에서 톱10은 한 번뿐이었고, 3차례나 컷 탈락했다. 특히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마스터스 등 중요한 대회에서 컷을 통과하지 못했다.
이처럼 부진에 빠졌던 매킬로이가 ‘약속의 땅’에서 부활하며 세계랭킹 1위 탈환에 나섰다. 매킬로이는 10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퀘일 할로 클럽(파71)에서 열린 PGA 투어 웰스파고 챔피언십(총상금 810만달러) 마지막날 3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10언더파 274타를 적어내 아브라암 안세르(멕시코)를 1타차로 제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HSBC 챔피언스 제패 이후 18개월 만의 우승이다. 퀘일 할로 클럽은 매킬로이의 ‘텃밭’이다. 그는 2010년 이곳에서 데뷔 첫승을 거뒀고 2015년에 이어 이번에 통산 3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퀘일 할로 골프클럽에서 열린 대회에 10차례 출전해 8차례나 톱10에 들었을 정도로 코스에 강한 매킬로이는 코스레코드(61타)도 보유하고 있다.
선두에 2타 뒤진 채 최종라운드에서 나선 매킬로이는 3번(파4), 7번홀(파5) 버디로 역전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고 14번 홀(파4), 15번 홀(파5)에서 그림같은 벙커샷으로 버디를 낚아 주도권을 잡았다. 지난해 딸을 얻은 매킬로이는 경기 뒤 “이번 우승은 쉽지 않았다. 내가 가진 모든 힘을 짜냈고 더 좋을 수 없다”고 소감을 밝혔다.
매킬로이는 이날 우승으로 오는 20일(현지시간) 개막하는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PGA 챔피언십의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매킬로이는 메이저대회 4승 가운데 2승을 PGA 챔피언십에서 거뒀다.
최현태 선임기자 htchoi@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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