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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자 색출되는 '소원수리함' 대신 'SNS' 이용하는 병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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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5-06 14:26:25 수정 : 2021-05-06 14:5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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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봇물터진 SNS 폭로 처방전 마련에 골몰

최근 봇물터진 소셜미디어(SNS)를 통한 병사들의 병영 내 부조리 폭로에 군 당국이 개선안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국방부는 6일 코로나19 과잉방역 조치와 부실급식 관련 제보가 잇따르는 것과 관련해 “익명성에 기반한 소통채널 운영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부승찬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한 질문에 “근본적으로 익명성에 근거를 두고 소통채널이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운영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점차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방부는 기존의 ‘국방헬프콜’ 운영을 개선하는 방안과 새로운 소통채널을 만드는 방안, ‘육군이 소통합니다’ 등 각 군의 기존 소통채널을 통합·운영하는 방안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헬프콜은 국방부 조사본부가 운영하는 군 내부 고충상담센터로 24시간 익명 접수가 가능하다.

 

‘육군이 소통합니다’는 각종 제보와 관련해 육군이 확인한 사실관계와 입장이 전달되는 페이스북 계정이다.

 

하지만 이런 소통 창구들은 최근 병사들이 휴대전화를 이용, 자신이 직접 겪은 병영 내 부조리를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촬영해 SNS로 제보하는 사례가 늘면서 점차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SNS 고발이 일반화되면서 정식 지휘계통을 통해 상부에 보고하거나 기존 ‘소원수리함’을 이용하는 사례는 극히 일부라는 평가다. 과거 지휘관에게 보고하거나 소원수리를 통한 민원을 제기할 경우 제보자 색출 등으로 피해 당사자인 병사가 ‘2차 피해’를 입는 사례가 많았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병사 휴대전화 보급이 수십년간 강요돼온 폐쇄적인 병영 문화를 송두리째 바꾸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해군이 지난 1월 스마트폰과 인터넷으로 고충을 상담할 수 있는 온라인 기반 고충신고·상담체계를 개설, 장병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것도 이러한 변화를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이곳에는 최근까지 인터넷 34건, 인트라넷 9건 등 43건의 고충이 접수됐다. 유병주(준장) 해군본부 감찰실장은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한 MZ세대 장병들이 자신의 고충을 편리하게 상담할 수 있게 함으로써 개인의 기본권·인권 보장에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군 일각에선 “병사들의 휴대전화 사용과 SNS 제보가 남발돼 필요 이상으로 군 내부 상황이 외부에 알려지고 있다”는 불만도 제기된다. 게다가 “병사들의 무분별한 휴대전화·SNS 사용이 보안사고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현재 병사들은 평일엔 원칙적으로 일과 후인 오후 6~9시, 그리고 토요일과 공휴일엔 오전 8시30분~오후 9시에만 개인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다.

 

박병진 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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