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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르는 연극 ‘그을린 사랑’

입력 : 2021-04-22 03:00:00 수정 : 2021-04-21 08: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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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백상예술대상에서 ‘백상연극상’을 받은 신유청 연출작 ‘그을린 사랑’이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레바논 태생의 캐나다 작가 겸 연출가 와즈디 무아와드의 희곡 ‘화염 (Incendies)’을 원작으로 하는 이 작품은 2010년 드니 뵐니브 감독이 만든 영화로도 잘 알려져 있다. 연극으로는 2003년 프랑스어로 초연된 후 유럽, 캐나다, 미국, 호주 등에서 공연되며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다. 우리나라에서는 2012년 명동예술극장에서 고 김동현 연출에 의해 무대화 되었던 바 있다.

 

연극 ‘와이프’, ‘녹천에는 똥이 많다’, ‘궁극의 맛’ 등으로 연출력을 보여준 신유청은 2016년 이 작품을 아코르 예술극장에서 초연했다. 이후 2018년에는 서울문화재단 예술작품지원사업에 선정되며 올림픽공원 K-아트홀에서 공연하였다. 2019년 같은 장소에서 세 번째 공연을 선보이며 백상연극상 등을 수상했다. 

 

주인공은 어머니의 유언에 따라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버지와 전혀 존재조차 몰랐던 형제를 찾아 긴 여정을 떠나는 쌍둥이 남매.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살다가 생을 마감한 중동 출신의 여인 나왈 마르완은 쌍둥이 자녀에게 두 통의 편지를 각기 지정된 수신인에게 전해달라는 유언을 남긴다. 그 전까지는 자신의 무덤에 묘비를 세우지 말라는 당부와 함께다. 누나인 잔느는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버지를, 동생인 시몽은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형을 찾아 편지를 전해야만 하고, 남매는 혼란에 빠진다. 생전에 알 수 없는 이유로 여러 해 동안 침묵을 지켰던 어머니 흔적을 찾아 중동으로 떠난 남매는 그곳에서 전쟁과 폭력, 슬픈 역사와 고통으로 얼룩진 어머니의 과거와 마주한다. 그리고 그 끝에서 자신들의 근원에 대해 더욱더 충격적인 진실을 만나게 된다.

 

전쟁, 난민, 억압, 폭력 등 한 여인의 힘겨운 삶 속에 묻혀있던 참담한 사건들과 그 결과로 빚어진 가혹한 운명을 버텨내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선과 악, 사랑과 증오, 고통과 화해, 인간의 의지와 저항에 대해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신유청은 다양한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펼쳐지는 원작의 압도적인 서사를 미니멀한 무대와 세련된 연출을 통해 밀도 있게 채운다. 배우들은 절제된 연기로 시적인 대사들을 깊이 있게 전달하며 3시간 30분에 달하는 긴 러닝 타임을 매 순간 몰입하게 만든다. 2019년 공연에서 뛰어난 앙상블을 선사했던 남명렬, 이주영, 이원석, 이진경, 하준호, 백석광, 우범진 등 대부분의 배우들이 그대로 출연하며, 잔느 역으로 황은후 배우가 새롭게 합류한다. LG아트센터에서 5월 25일부터 30일까지.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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