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연구팀 “뇌진탕 겪으면 뇌졸중 위험 최장 5년까지 지속”

뇌진탕 등 겪으면 겪지 않은 사람보다 뇌졸중 발생 확률 86%↑
장기적으로 치매‧파킨슨병‧간질 등 신경계 질환 위험도 높아져

뇌진탕 등 ‘외상성 뇌 손상’(Traumatic Brain Injury‧TBI)으로 인한 뇌졸중 위험이 최장 5년까지 지속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TBI를 겪은 사람이 겪지 않은 사람보다 뇌졸중이 발생할 확률이 86%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의 과학 뉴스 사이트 유레크얼러트(EurekAlert)의 보도에 따르면 영국 버밍엄 대학 응용 보건연구소(Institute of Applied Health Research)의 그레이스 터너 박사 연구팀은 4개국에서 발표된 관련 연구 논문 18편의 자료를 종합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TBI는 세계적으로 매년 6000만명이 겪고 있다. 노인 낙상이나 병영 내 사고, 스포츠 부상, 교통사고 등 원인이 다양하다.

연구팀에 따르면 전체적으로 TBI를 겪은 사람은 겪지 않은 사람보다 뇌졸중 발생률이 86%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뇌졸중 위험은 TBI 발생 첫 4개월 동안이 가장 높으며 최장 5년까지 지속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뇌졸중 위험 상승이 TBI의 중증도(severity)나 TBI의 유형과 무관하게 나타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는 TBI의 70~90%가 경증임을 감안할 때 주목할 만한 사실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이에 따라 TBI 발생 후 4개월 동안은 특히 뇌졸중 예방을 위한 약물 투여와 생활 습관 교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는 항응고제인 비타민K 길항제(팜: vitamin K agonist)와 고지혈증 약인 스타틴이 TBI에 의한 뇌졸중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하지만 일부 항우울제의 사용은 오히려 뇌졸중 위험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TBI는 뇌졸중 외에도 장기적으로 치매, 파킨슨병, 뇌전증(간질) 등 신경계 질환 위험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연구 결과는 세계뇌졸중 기구(WSO: World Stroke Organization) 학술지 ‘국제 뇌졸중 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Stroke) 최신호(4월 9일 자)에 발표됐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