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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소해서 미안합니다"… 봉투 건네고 사라진 '기부 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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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1-19 13:46:26 수정 : 2021-01-19 13:4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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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보낸 작은 마음이 아이들의 수술비나 치료비로 사용되면 좋겠습니다.”

 

경북 안동에서 익명의 부부가 형편이 어려워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써달라며 1000만원을 기부했다. 기부자 신상과 관련해 알려진 정보는 권씨와 신씨 부부라는 점뿐이다.

 

19일 안동시에 따르면 지난 14일 안동시청으로 편지 한 장이 도착했다. 최근 전화로 지정기탁 기부 방법을 물어오던 부부가 보낸 편지였다.

 

경북 안동에 나타난 얼굴 없는 기부천사가 내민 편지와 성금. 안동시 제공

이들 부부는 편지에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환경 때문에 아픔과 고통 속에 있는 아이들을 생각하니 너무 가엽게 여겨졌다”면서 “따뜻한 도움이 꼭 필요한 아이들에게 삶과 희망을 줄 수 있게 된다면 무척 기쁠 것 같다. 좋은 곳에 잘 부탁드린다”고 썼다.

 

부부는 편지를 보낸 이튿날인 15일 경북공동모금회에 1000만원을 입금했다. 이 성금은 부부의 뜻에 따라 아동 의료비로 쓰인다.

 

얼굴 없는 기부천사는 충북 충주에서도 나타났다. 충주시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익명의 남성이 달천동행정복지센터 입구에서 민원인 체온 측정·출입대장 작성 업무를 보던 동계근로활동(아르바이트) 참여 학생을 손짓으로 불렀다.

충북 충주의 한 남성이 달천동행정복지센터에 근무 중이던 동계근로활동 참여 학생에게 건네고 간 성금 봉투와 편지. 충주시 제공

이 남성은 “내가 누군지는 알려고 하지 말고 불우이웃돕기 성금이니 담당자에게 전달해 달라”며 학생에게 봉투를 건네고 홀연히 사라졌다. 학생은 담당 공무원에게 “할아버지 같았다”고 말했다.

 

남성이 전달한 봉투에는 “설맞이 불우이웃 성금. 약소해서 미안합니다”는 내용의 편지가 들어 있었다. 또 고무줄로 묶은 5만원권과 1만원권 200만원이 들어있었다.

 

이길한 달천동장은 “코로나19 사태와 한파로 모두 어려운 시기에 지역에 온기를 불어넣어 준 기부자에게 감사드린다”면서 “성금을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소중하게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안동·충주=배소영·윤교근 기자 sos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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