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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이유·친자식 외로울까봐 입양? 부모·아이 모두에 毒(독) [피멍 든 동심, 외면한 국가]

관련이슈 위기의 아이들

입력 : 2021-01-16 14:57:05 수정 : 2021-01-16 14:5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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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기관 전문가 조언
정인이 양모 “딸에게 동생 만들어주려…”
최고 사유는 “아이 좋아해서 부모 되고파”
입양아 장성 후 삐뚤어질까 걱정된다?
준비된 부모에 자라 되레 높은 지위 많아
건강한입양가정지원센터가 지난해 6월 주최한 입양가정 토크콘서트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에 참석한 입양아빠들이 자신의 입양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건강한입양가정지원센터 제공

“종교적 믿음으로 입양을 결정했다”, “친딸에게 같은 성별의 동생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생후 16개월 된 정인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살인) 등으로 기소된 장모(35)씨가 입양을 결심하게 된 이유들이다. 그런데 장씨는 왜 정인이를 췌장이 절단될 정도로 학대했을까. 전문가들은 입양동기부터 잘못됐다고 지적한다. 입양 부모가 자신의 심리적 문제 해결이나 종교적 신념, 자선의 이유로 입양을 고려하면 종국엔 입양 아동과 부모 모두에게 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입양 전문 사이트 ‘입양가족’의 상담자 바버라 홀탄은 ‘제가 믿는 종교에서 어려운 이웃을 도우라고 가르친다’며 입양 의사를 나타내는 부모에게 “입양보다는 어려운 이웃을 돕는 다른 일을 찾아보라”고 조언한다. ‘제가 낳은 아이와 놀아줄 친구가 필요하다’는 동기에 대해선 “이웃 아이들과 놀게 하라”고 잘라 말한다. 홀탄이 최고의 입양 동기로 꼽은 것은 “우리는 아이들을 좋아하고 식구를 늘리고 싶어요. 저는 누군가의 부모가 되고 싶어요. 앞으로 배워야 할 것이 많다는 것을 알지만 입양 절차를 시작하고 싶어요”이다.

 

15일 재단법인 중앙입양원과 숭실대의 ‘입양 사후상담 매뉴얼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입양은 입양인이나 양부모, 생부모 모두에게 상실을 전제로 한다. 아이는 자기를 낳아준 부모와 신체적으로 떨어질 뿐 아니라 가족에 속해 일원으로 받아들여지는 경험을 갖지 못한다. 입양부모는 생물학적 자식을 출산할 기회를 잃게 되며, 생부모는 자신이 낳은 자녀와 함께 살 기회를 놓치게 된다. 그렇지만 한편으로 “(새 가족을 갖게 된 안도와 기쁨 등) 입양 삼자의 욕구도 충족해 주는 것”이 입양이다.

 

‘입양의 지혜’(Adoption Wisdom)를 쓴 말루 러셀은 “잃음과 얻음이 공존하는 현실이 수반하는 감정은 복잡할 수밖에 없다”며 “이는 입양 삼자가 평생 겪게 되는 문제이자 해결할 과제”라고 조언했다. 보고서는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는 방법은 자신의 인생에서 이러한 복잡한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통합해 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한국입양홍보회에서 정리한 입양부모가 자주 묻는 질문(FAQ)을 소개한다.

 

질문: 입양한 아이를 친자식처럼 사랑할 수 있을지 두렵습니다.

 

답변: 입양아동에게 좋은 환경은 아이가 이미 한 명 이상 있는 가정입니다. 입양아동이 가정에 적응하기 수월하며 입양아동이나 친자녀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부모들이 이런 걱정 속에 입양을 하지만 입양 후에는 똑같은 마음으로 친자와 입양아동을 사랑하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친구와 배우자 등 다른 모든 사람을 사랑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입양아동을 사랑하는 것은 우리의 선택에 달린 문제입니다.

 

질문: 입양아동이 나중에 잘못될까봐 두렵습니다.

 

답변: 역사와 경험은 입양아동이 친자녀만큼 정상적인 사회인으로 자란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오히려 입양아동이 친자녀보다 훌륭한 사회적 지위를 얻는 비율이 높다는 연구조사 결과가 많습니다. 친자녀 출생은 많은 경우 특별한 계획 없이 일어나지만 입양은 치밀한 계획과 준비 속에서, 부모가 특별한 사랑을 갖고 양육하기 때문입니다. 가족으로서 기쁨을 나누고 사랑받으며 자란다면 사랑스럽고 책임감 있는 아이로 성장할 것입니다.

 

질문: 내 아이에게 입양되었다는 말을 하기가 두렵습니다.

 

답변: 입양아동은 자신의 출생에 대한 진실을 알 권리가 있습니다. 아무리 아픈 과거가 있더라도 그 아이는 자라면서 자신의 과거와 현 상황을 받아들이고 성숙해 갑니다. 특히 입양부모로부터 받는 사랑이 그 성숙과정에 큰 힘이 됩니다. 오히려 아이에게 입양했다는 말을 하지 않을 때가 더 두렵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질문: 입양을 하고 싶으나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습니다.

 

답변: 자신의 아이처럼 사랑하고 받아들이기를 갈망하면 경제적 어려움은 극복할 수 있습니다. 아주 가난한 가족들도 그들의 자녀들이 있고 살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진정으로 아이를 입양하기를 원한다면 언제나 방법은 있습니다. 가정의 행복이 경제적 조건에 달려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랑으로 아이를 키우면 됩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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