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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책] 펑롱현 사람들 외

입력 : 2020-12-05 01:00:00 수정 : 2020-12-04 18:3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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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롱현 사람들(이현정, 책과함께, 1만8000원)=서울대 인류학과 교수인 저자가 개혁·개방이 이루어지던 2000년대 중국 허베이성 동북 끝자락에 위치한 펑롱현의 농촌 마을을 현지 조사하며 농촌 사람들과 함께 생활한 이야기를 담은 보고서다. 세계보건기구는 ‘세계가 주목해야 할 정신보건 문제’ 가운데 하나로 중국 농촌 여성의 높은 자살률을 꼽았다. 마을 주민들은 여자가 속이 좁은 게 이유라고 하지만, 저자는 사회적 안전망의 부재와 도시와 농촌 간 차별을 바탕으로 한 국가 정책의 부작용 탓이라고 짚는다. 책은 펑롱현 여성의 생애사는 대기근·문화대혁명 등 중국 현대사의 중요한 시점에 각자가 어떤 경험을 해왔는지 드러내 준다고 말한다.

데이비드 흄×줄리언 바지니(줄리언 바지니, 오수원 역, 아르테, 1만8800원)=철학을 대중의 눈높이로 전달하는 영국 철학자인 저자가 영국 경험주의 철학을 대표하는 데이비드 흄의 사상을 전달한다. 흄은 높고 먼 곳에 있는 초월자가 아니라 일상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과 그들의 감각적 경험만을 철학적 사유의 대상으로 삼았다. 그 사유 안에서는 인식을 위한 선험적 틀도, 최고로 완전한 존재자로서의 신도, 개별적인 것을 초월한 영원한 진리도, 고정불변의 자아 같은 관념도 없다. 감각적인 경험 자체가 그의 철학의 시작이자 마지막이 된다. 저자는 흄이 견지한 ‘겸허한 이성’ 혹은 ‘온건한 이성’이 어떻게 형성됐는지 흄의 시대와 삶의 공간을 따라 여행하면서 들여다본다.

침묵에서 말하기로(캐럴 길리건, 이경미 역, 심심, 2만2000원)=미국 하버드대 최초의 여성학 교수이자 현재 뉴욕대 응용심리학 교수인 저자는 1982년 처음 출간한 이 책을 통해 그동안의 심리학 이론이 여성을 지속적으로 배제해 왔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여성의 삶을 포함할 때 심리학 역사가 송두리째 달라진다고 설파했다. 기존 심리학이 놓친 여성의 빈자리를 지적한 것이다. 저자는 여성의 도덕 발달과 도덕적 선택을 독자적으로 연구해 관계와 연결에 입각한 새로운 도덕발달 이론을 제시했다. 남성 중심의 심리학에 대응하는 관점을 모색하면서 여성들이 다른 사람에게서 독립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는 기존 해석을 거부하고 연결의 관점에서 여성의 심리 발달을 재구성했다. 저자는 친밀한 관계와 돌봄에 대한 여성들의 인식과 도덕 발달이 밀접하게 관련돼 있음을 밝히고, 남성과는 다른 여성의 주요한 심리 발달 노선을 확인한다. 여성의 도덕 발달이 인간발달 이론에 포함될 때 인간에 대한 더욱 풍성하고 정확한 이해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심리 수업 365(정여울, 위즈덤하우스, 1만4000원)=밀리의 서재가 기획한 밀리 오리지널 종이책 정기구독 열 번째 책. ‘상처 치유자’ 정여울 작가가 하루에 한 장씩 읽는 심리 이야기 365편을 전한다. 책에 담긴 365가지 주제는 요일별로 7가지 분야로 나뉜다. 월요일에는 심리학의 조언을 전달하고 화요일에는 책에 담긴 위로와 깨달음의 메시지를 배운다. 수요일에는 일상의 토닥임을, 목요일에는 사람으로 치유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금요일에는 영화를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며 토요일에는 미술 작품을 통해 고단한 마음을 토닥인다. 일요일 편은 다양한 사이의 대화로 구성해 관계의 소중함을 되새기게 한다.

사물 인터넷과 사물 철학(이재현, 커뮤니케이션북스, 1만9600원)=새 천년에 대한 기대와 두려움이 세계를 지배하던 1999년 ‘사물 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란 말이 탄생했다. 2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사물 인터넷은 빅데이터, 인공지능(AI)과 더불어 현대의 기술 지형을 만들어 가는 세 개의 중심축 중 하나다. 이 책은 그 사물 인터넷을 ‘사물 철학’의 관점에서 비평하는 책이다. ‘사물 철학’이란 무엇인가. 이 용어는 저자가 만든 용어다. 현대 기술 사회를 탈인간중심주의의 관점에서 보려는 철학적 입장들을 이 범주로 묶는다. 2019년 두 권의 기술 비평서를 낸 저자가 이번엔 ‘사물 인터넷’에 돋보기를 들이댔다. 특히 사물 인터넷이라는 기술 대상과 사물의 본질을 해명하려는 철학 사이의 만남을 지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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