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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민주화 운동 대표 3인 징역형… 조슈아 웡 “험난하지만 버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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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12-03 06:00:00 수정 : 2020-12-02 22:4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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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민주화 운동 상징 조슈아 웡 13.5개월
‘민주 여신’ 아그네스 차우 10개월, 이반 램 7개월형 받아

홍콩 민주화 운동을 대표하는 3인이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홍콩 공영방송 RTHK에 따르면 홍콩 웨스트카오룽 치안법원은 조슈아 웡(黃之鋒·24)에게 징역 13.5개월, 아그네스 차우(周庭·23)에게 징역 10개월, 이반 램(林朗彦·26)에게는 징역 7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전 데모시스토당 간부 출신인 이들은 지난해 6월 21일 완차이 지역 경찰 본부를 에워싸고 벌어진 대규모 불법시위의 조직·가담·선동 혐의를 받았다. 이들은 지난달 23일 열린 공판에서 혐의를 인정한 뒤 구류 처분을 받고 수감돼왔다.

 

변호사들은 세 명의 나이가 어리고, 이들이 시위 도중 폭력적인 행동을 하지 않은 점, 차우의 경우는 전과가 없다는 점 등을 들어 관대한 처분을 요청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들이 시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으며, 경찰의 행정력을 방해하고 낭비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법원은 이들이 혐의를 인정한 것을 참작해 징역형 기간을 감형했다고 밝혔다.

 

당시 수천명이 경찰본부를 둘러싸고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 과정에서 벌어진 경찰의 과잉 진압에 항의했다. 15시간 동안 이어진 시위 과정에서 시위대 일부가 경찰본부 벽을 훼손하고 감시카메라를 부쉈으나 경찰과 심각한 충돌은 없었다. 

 

웡은 선고 직후 이송되기 전 지지자들을 향해 “내 앞에 놓인 길이 험난하다는 것을 알지만 나는 버틸 것”이라면서 “카야오(加油·힘내라)!”라고 외쳤다.

 

웡과 램은 이전에도 징역형에 처해진 적이 있었으나 차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차우는 이날 선고가 내려지자 눈물을 터뜨렸다.

 

한편, 웡은 지난해 10월과 올해 6월 불법집회에 가담한 혐의로도 기소 위기에 처해있다. 차우는 지난 8월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가 보석 석방됐으며, 유죄가 선고될 경우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다.

이반 램(왼쪽)과 아그네스 차우. AFP연합뉴스

이들은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사회 현안에 목소리를 내는 등 10년 가까이 민주화 운동을 해왔다.

 

웡은 16살 때인 2012년 중·고등학교(세컨더리 스쿨) 학생운동단체인 학민사조(學民思潮)를 설립하고 학생운동을 주도하며 처음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 홍콩 당국이 중국 본토식 국민교육 과목을 필수 과목으로 지정하려 하자 12만여명이 참여한 반대 운동을 주도해 국민교육 과목 도입 계획을 철회시켰다. 그의 활약상은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틴에이저 vs. 슈퍼파워’로 제작되기도 했다. 웡은 2년 후인 2014년에는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하며 79일간 도심을 점거한 채 벌어진 대규모 ‘우산 혁명’의 주역으로 다시 등장했다. 웡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등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뽑히기도 했다.

 

차우는 학민사조 결성 때부터 웡과 홍콩의 민주화 운동을 함께 했고, ‘학민여신’(學民女神)이라 불린다. 영어는 물론 일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차우는 특히 일본에서 유명하다. 그는 일본어로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일본 언론과도 수차례 인터뷰를 하면서 일본에 홍콩의 민주화 운동을 알리는 역할을 해왔다. 일본에서는 그를 ‘민주 여신’이라고 부른다. 램은 웡과 같은 중고등학교를 다녔고, 웡과 함께 국민교육 과목 반대 운동을 펼치며 그간 범민주 시위 참여 등의 혐의로 네 차례 유죄 선고를 받은 바 있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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