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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만한 ‘빵집’?” “빵투아네트”…김현미 ‘아파트 빵’ 발언에 野 맹폭

입력 : 2020-12-01 12:00:00 수정 : 2020-12-01 13: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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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아파트가 빵이면 밤새워라도 만들겠다”
“무주택자 고통을 ‘빵’에 비유?” 부동산 민심 ‘부글’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빵’ 발언을 두고 야권이 정부 정책의 과실을 인정하라는 취지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김 장관은 전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현안질의에서 전세대책에서 아파트 공급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답하는 과정에서 “아파트가 빵이라면 제가 밤을 새워서라고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에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1일 페이스북에 김 장관을 향해 “아파트는 빵과 달리 공사시간이 길기 때문에 본인의 역할이 제한적이라는 뜻이겠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더 정부 정책이 체계적이어야 하고 국민들의 신뢰를 받아야 한다는 점을 줄곧 망각하고 계신 듯해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선 요즘 잘나가는 빵집으로 사람들이 아침부터 몰려 빵값까지 올리는 원인을 없애야 한다”며 “오후에 가도 신선한 빵이 있다면, 그러니까 인기 있는 빵집에 인기 있는 빵이 오후에도 퇴근 시간에도 항상 구비돼 있다면 아침부터 빵집 앞에 아우성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목 좋은 도심에 빵집 내겠다는 사람, 새로 빵집 인테리어 바꾸고 기계도 바꿔 신세대가 좋아하는 빵을 만들겠다는 사람을 막지 말라”며 “각자 좋아하는 빵이 다른데 신도시에 빵집 많이 지으니 안심하라고 우기지도 말라. 어떤 빵 맛을 좋아해야 하는지 정부가 국민을 가르칠 문제는 아니지 않나”고 되물었다.

 

윤 의원은 임대차3법 시행을 비롯한 부동산 대책의 거듭된 실패를 짚으며 “이번엔 믿어도 되는지 제대로 설명 좀 부탁드린다”고 불신을 드러냈다. 그는 ‘내년 봄이면 시장이 안정된다’는 김 장관의 말에 대해 “임대인들이 물건을 거둬들일 만큼 자금력이 없으니 시장충격은 없을 거라면서? 8월에 전세혼란이 시작됐을 때는 3개월이면 혼란이 다 잡힌다면서? 불과 얼마 전 경제수석은 내년 초에는 안정화될 것이라 했지 않으냐”면서 “이제 국토부 장관은 내년 봄이냐”고 따져 물었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 뉴스1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누가 정부더러 아파트를 직접 만들라고 했나. 정부는 건설업자가 아니다”라며 “정부는 아파트를 만드는 곳이 아니라 아파트 정책을 만드는 곳”이라고 비판했다.

 

또 유 전 의원은 “이 정부 사람들의 뇌 속에는 아파트는 공공이, 즉 정부가 만드는 거라고 입력돼 있는 것”이라며 “그러니까 마리 ‘빵’투아네트 같은 소리가 나오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 김근식 교수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앙투아네트의 딴 나라 발언 시즌2”라며 “아파트 환상에서 벗어나라는 민주당 진선미 의원의 인식과 똑같다”고 김 장관을 비판했다. 또 김 교수는 “결국 앙투아네트는 단두대의 비극적 결말을 맞았다”라고 덧붙였다.

 

김 장관의 ‘빵’ 발언은 아파트 공급 부족을 단기간 내 해결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드러낸 말이지만, 전세난과 집값 폭등으로 인한 무주택자의 고통과 설움을 ‘빵’으로 비유한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부동산카페 등에서도 나왔다. 앞서 “청년들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돈을 마련한다는 뜻)해서 집을 사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해 ‘유체이탈 화법’ 비판을 받은 것처럼 부동산 정책 실패로 인한 서민들의 고통을 회피하려 한다는 것이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미래주거추진단장이 지난달 24일 서울주택도시공사(SH)의 서울 구로구 오류동 행복주택을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뉴스1

김 장관의 해당 발언은 더불어민주당 미래주거추진단장인 진선미 의원의 ‘아파트 환상’ 발언이 뭇매를 맞은 뒤 나온 터라 비판은 더욱 거세다. 진 의원은 지난 20일 동대문구·강동구에 위치한 임대주택을 둘러본 뒤 “아파트에 대한 환상을 버리면 임대주택으로도 주거의 질을 마련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말해 여론을 자극했다. 전세난 대책으로 임대주택의 효용성을 강조한 진 의원의 발언이 전세난민의 고통을 공감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진 의원은 지난 24일에는 서울 구로구 오류동의 공공임대주택을 둘러보며 “막 성년이 된 대학생과 고령자 등이 (행복주택 세대로) 잘 믹스돼 있다”며 “어른들과 사는 재미나 청년들이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는 교류가 활발해지길 기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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