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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대출 ‘영끌’ 막기 D-1… 시중은행 ‘막차’ 수요 폭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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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11-29 18:00:00 수정 : 2020-11-29 16: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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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부터 1억 신용대출로 1년 내 규제지역 집 사면 대출 회수
연 8000만원 이상 고소득자, 신용대출 1억원 초과시 DSR 규제 적용
서울 한 은행의 대출 상담 창구. 뉴시스

정부가 지난 13일 발표한 ‘고소득자 신용대출 조이기’가 30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1억원 넘는 고액 신용대출의 부동산 시장 유입을 막고, 연소득 8000만원 초과인 이들의 대출을 조이는 것이 핵심이다. 시행이 예고되자 은행권에는 대출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몰렸다. 마이너스 통장 개설은 3.5배 증가했고 전체 신용대출도 규제 전보다 두 배 넘게 늘었다.

 

29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연소득 8000만원 이상인 고소득자가 30일부터 신용대출을 1억원 초과해 받으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적용 받는다. 은행에서는 가계대출 원리금 상환액이 연소득의 40%를 넘지 않는 선까지 빌릴 수 있고, 비은행에서는 60%까지만 가능해진다. 또 1억원 넘게 신용대출을 받은 후 1년 이내에 규제지역에서 집을 사면 대출금을 토해내야 한다. 이미 신용대출 7000만원이 있는 개인이 12월에 5000만원을 추가로 받고 내년 5월 서울 성동구에서 집을 산다면, 5000만원을 뱉어내는 식이다. 

 

이번 규제는 신용대출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에 활용돼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현상을 막기 위한 대책이다. 가계부채가 금융 불안 요인이 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조치이기도 하다. 잇단 부동산 대책으로 ‘집을 사기도 팔기도 어려워졌다’는 불만이 팽배한 상황에서 신용대출까지 힘들어지자, 시장에서는 돈줄이 마르기 전에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일시에 몰렸다. 30일 전에 1억원 넘게 신용대출을 받았다면 규제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정부 발표 직후 9영업일(이달 16∼26일) 동안 1조9950억원 불어났다. 이달 2∼13일 2주 동안 5대 은행 신용대출 잔액이 86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오름폭이 2.3배에 달한다.

 

‘일단 뚫어놓자’며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하는 이들도 급증했다. 지난 23일 5대 은행에서 새로 만들어진 마이너스 통장 수는 6681개에 달했다. 규제 발표 직전인 지난 12일 1931개의 3.5배에 이른다. 마이너스 통장 신규 개설 수는 16일 3163개로 불어난 후 18일 4000개 선으로 뛰어오른 데 이어 20일 6086개, 24일 6324개, 25일 5869개, 26일 5629개를 기록했다.

 

다만 신용대출 증가 규모 자체는 최고 수준이던 8월의 6조3000억원보다 줄어들었다. 8월의 공모주 상장 열풍이 가라앉은 데다 KB국민·우리은행 등이 정부보다 앞서서 대출을 강하게 조인 결과로 풀이된다. 

 

송은아·김희원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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