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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 마친 왕이 “한반도 운명, 남북 양측에 주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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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11-27 17:12:07 수정 : 2020-11-27 17:3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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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대북정책 지지 동시에 美 대북압박 견제
'다자주의' 강조하며 바이든 행정부에 기대 보여
사흘간의 방한 일정을 마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 겸 국무위원이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뉴스1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27일 2박 3일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왕 위원은 이번 방한의 마지막 공식 일정으로 박병석 국회의장을 만나 “남북 양측이야말로 한반도의 진정한 주인”이라며 “한반도의 운명은 남북 양측의 손에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지지하는 것과 동시에 미국의 대북 압박 정책을 견제하는 언급으로도 읽힌다.

 

왕 위원은 당초 예상됐던 것과 달리 이번 방한에서 본격적으로 미국을 견제하지는 않았지만, 시종 ‘다자주의’를 강조하며 우회적으로 미국 우선주의에는 선을 그었다. 역시 다자주의를 지향하는 것으로 알려진 조 바이든 미국 신행정부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고 한다.

 

◆왕이, “남북이 한반도의 주인”

 

왕 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을 예방하고 “중국은 한반도의 중요한 이웃으로 계속 건설적인 역할을 해 나가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과 대단히 좋은 교류를 했다”며 “10가지 중요한 공감대를 이뤘는데, 그 중 중요한 것은 중국이 한국에 제안한 동북아 방역보건협력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유엔총회 화상연설에서 남북, 한·중·일·몽골 등이 참여하는 동북아 방역협력체를 제안하며 이를 남북관계 돌파구로 삼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왕 위원을 직접 접견한 자리에서도 동북아 방역협력체에 대한 지지를 당부했다. 박 의장도 이날 왕 위원에게 “북한이 대화와 협상의 장으로 나오도록 더 많은 역할을 해달라”고 말했다.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를 방문한 왕이 중국외교부장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회담 전 팔꿈치 인사를 하며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날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왕 위원의 공식 외교장관회담에선 한반도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되지 않았지만, 회담을 이은 업무 오찬에서는 한반도 문제를 비중 있게 다룬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왕 위원은 한반도 평화 문제에도 다자주의적 관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바이든 행정부에서 6자회담 등 북핵과 관련한 다자 틀이 복구될지에 대해선 아직 명확한 관측을 하기 어렵다는 게 외교가의 반응이다. 강 장관은 지난 13일 SBS 뉴스 인터뷰에서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북핵의 기본 축은 북·미 대화”라고 밝힌 바 있다.

 

◆바이든 행정부에 기대 보인 왕이

 

당초 왕 위원의 한국, 일본 순방은 미국 행정부 교체기와 맞물려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핵심 동맹국을 탐색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왕 위원은 지난해 12월 방한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하의 미국을 “패권주의”라며 공개적으로 비난한 것과 달리 이번 방한에선 미국에 대한 비난은 삼갔다. 다만 이 문제와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는 “세계에는 미국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과 중국은 다자주의를 수호해야 한다”고 답해 우회적으로 미국 우선주의를 경계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왕 위원은 대신 미국 신행정부와 ‘허니문’ 기간임을 고려해 다자주의를 지향하는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강 장관과의 오찬뿐만 아니라 전날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전 대표, 민주당 인사들과의 만찬에서도 미국이 다자외교에 복귀할 것이라는 기대를 내비친 것이다. 방한 중 만난 민주당 인사들에겐 중국은 공존과 공영을 추구해왔으며 미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언급을 여러 차례 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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