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사설] 바이든의 매파 외교안보팀… 대북정책 수정 불가피하다

관련이슈 사설

입력 : 2020-11-25 01:01:51 수정 : 2020-11-25 01:01:49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3일 국무장관에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제이크 설리번 전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명했다. 유엔 주재 대사에는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전 국무부 차관보가 기용됐다. 바이든이 정통 외교관인 블링컨을 외교사령탑에 발탁한 건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동맹 관계를 파탄시킨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뒤집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바이든은 동맹과 다자주의를 중시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외교안보 전문가인 설리번과 베테랑 외교관인 토머스-그린필드를 중용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국의 한반도 정책을 주도하게 될 블링컨은 대북 강경파로 평가받는다.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을 쥐어짜 협상 테이블로 나올 수 있도록 경제 압박을 해야 한다”고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최악의 폭군”이라고 비판한 적도 있다. 설리번도 ‘북한의 빈말을 믿고 제재를 해제해서는 안 된다’는 칼럼을 쓴 적이 있는 대북제재 강화론자다. 바이든 외교안보팀이 대북 강경론자들로 꾸려진 셈이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 이들은 상향식 단계적 접근법으로 회귀하고 대북제재와 주변국들과의 공조를 강화해 북한 비핵화를 이끌어내려 할 것이다. 정상들끼리 통 큰 합의를 도출해내려던 트럼프 행정부와는 상반되는 방식이다. ‘깜짝 쇼’식 북핵 해법은 유효 기간이 지난 것이다.

한반도 정세가 요동칠 판인데도 정부는 여전히 ‘마이웨이’를 고수한다. 북·미 간 중재자를 자임하며 한반도 종전선언이나 남북관계 개선으로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겠다는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연평도 포격 10주기인 그제 대기업들을 불러모아 남북 경제협력을 채근했다. 북한이 남북연락사무소 폭파와 우리 공무원 사살 사건에 대해 한 마디 사과조차 없는데도 북한에 매달리는 언행을 이어가는 것이다.

미국은 지금 완전히 성격이 다른 정부로 바뀌는 과정에 있다. 이런 때일수록 바이든 진영의 의중을 파악하는 일이 중요하다. 새 외교안보팀 인선에 담긴 의미를 정확히 읽고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을 냉정하게 따져봐야 할 때다. 철 지난 트럼프식 대북정책에 대한 기대도, 대북 유화정책에 대한 미련도 버려야 한다. 북한 비핵화를 위해 바이든의 새 외교안보팀과 소통하면서 손발을 맞추려는 노력이 시급하다. 그래야 양국 간 신뢰를 회복하고 우리 외교안보의 근간인 한·미동맹을 더욱 굳건히 할 수 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엄현경 '여전한 미모'
  • 엄현경 '여전한 미모'
  • 천우희 '미소 천사'
  • 트와이스 지효 '상큼 하트'
  • 한가인 '사랑스러운 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