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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전북 우승, 최고 순간… 2002년 월드컵 제외 아픈 기억”

입력 : 2020-10-28 20:01:00 수정 : 2020-10-28 20: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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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 은퇴 기자회견
“몸 아픈 것은 이겨낼수 있지만
나약해지는 정신 깨닫고 결심”
11월 1일 최종전서 은퇴경기
“우승하고 떠나면 정말 멋진 일”
23년의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은퇴를 선언한 전북 현대 공격수 이동국이 28일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심경을 털어놓고 있다. 전주=뉴스1

한국프로축구 K리그의 대표 스트라이커 이동국(41)은 축구선수로서는 환갑을 넘은 30대 중반의 나이에도 소속팀 전북 현대에서 주축 멤버로 활약하며 최근 6시즌 동안 5번이나 리그 정상에 올랐다. 그러나 여전한 기량에도 불구하고 시즌 종료 때면 은퇴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그때마다 그는 “아직은 더 뛸 수 있다”면서 다음 시즌을 기약했고, 어김없이 돌아와 리그의 역사를 계속 써나갔다.

이런 이동국이 지난 2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23년간의 선수 생활 마감을 팬들에게 고했다. 이어 28일 전북의 홈구장인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은퇴기자회견을 열고 심경을 전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몸이 아픈 것은 이겨낼 수 있다. 그러나 정신이 나약해지는 것은 참을 수 없었다”고 은퇴 이유를 밝혔다.

올 시즌 초반 6경기에서 4골을 기록하며 전북의 공격을 이끌었던 이동국은 7월 중순 무릎 내측 인대를 다치며 전력에서 이탈했다 9월에야 복귀했다. 그는 부상 당시를 떠올리며 “예전에는 부상이 있어도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 장기 부상으로 하루하루 조급해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진지하게 고민 오래 한 끝에 은퇴를 결심했다”고 털어놨다.

23년간의 선수생활 중 최고의 순간으로 포항에서의 첫 데뷔와 2009년 전북 입단을 꼽았다. 그는 “포항에서 처음 프로 유니폼을 받았을 때는 며칠 동안이나 그걸 입고 잤다. 전북에 입단해 첫 우승컵을 들었던 2009년은 내 축구인생에서 가장 화려했던 순간이 아닐까 한다“고 회상했다.

아픈 기억으로는 두번의 월드컵을 떠올렸다. 이동국은 “2002년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포함되지 않았을 때의 기억은 이후 오래 운동을 할 수 있게 한 보약이 된 것 같다. 잊지 못할 기억”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2006년 독일월드컵 출전 불발에 대해서는 “2002년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그러나 두달 남기고 부상으로 놓쳐 너무 아쉬웠다”면서 “너무 힘들었고 기억하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동국은 오는 1일 대구FC와의 2020 K리그1 파이널라운드 최종전에서 공식은퇴 경기를 치른다. 이날 최소한 비기기만 하면 전북이 리그 우승을 거둬 또 하나의 영광을 추가하고 그라운드를 떠날 수 있다. 그렇기에 은퇴 이후를 생각하지 않고 현재는 이 경기만을 준비 중이다. 그는 “일단 대구전만 생각하고 있다. 그 이후에 뭘 할 때 내가 가장 행복할지 고민해보겠다”면서 향후 계획은 아직 ‘미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마지막 경기에서 우승컵을 들고 은퇴하는 선수가 과연 몇 명이나 되겠나. 그럴 수 있다면 정말 멋진 일이 될 것이다. 슬퍼서 우는 게 아니라, 기쁨의 눈물이라면 얼마든지 울 수 있을 것 같다”고 승리 의지를 다졌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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