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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함마드 풍자’ 옹호가 유럽·아랍 대립 비화

입력 : 2020-10-28 06:00:00 수정 : 2020-10-27 22:4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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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교사 참수’ 추모… ‘표현자유’ 강조
사우디 “표현의 자유와 무관… 신성 모독”
에르도안, 마크롱 겨냥 “정신 치료 필요”
獨·伊 등 유럽국 즉각 마크롱 비호·연대
26일(현지시간)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반(反) 프랑스 시위대가 프랑스 국기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얼굴 사진을 불태우고 있다. 바그다드=AP연합뉴스

‘표현의 자유’를 가르치다 이슬람 극단주의자에게 살해된 프랑스 역사 교사의 죽음이 유럽과 이슬람권 국가 간 갈등으로 비화하고 있다.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에 대한 풍자도 표현의 자유 영역에 속한다고 옹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연일 독설을 퍼붓자 유럽 국가들이 비호에 나섰다. 반면 이란이 ‘신성모독’을 이유로 프랑스 대리대사를 초치해 항의하는 등 이슬람권 국가들은 터키를 두둔하고 나섰다.

 

2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국가들은 무슬림의 표적이 된 마크롱 대통령과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수차례 마크롱 대통령을 겨냥해 “마크롱은 무슬림과 무슨 문제가 있나? 정신치료가 필요하다”는 등 수위 넘는 비난을 계속했기 때문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전선을 넓혀 유럽 전체를 싸잡아 “당신들(유럽 지도자)은 진정한 의미의 파시스트”라며 “나치와 연결돼 있다”고 독설을 퍼붓기도 했다.

 

이에 슈테펜 자이베르트 독일 총리실 대변인은 “완전히 용납할 수 없는 명예훼손”이라며 “프랑스 교사에 대한 이슬람 광신도의 끔찍한 살인이 이뤄진 배경을 고려하지 않은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개인적 독설은 유럽연합(EU)이 터키와 함께 추구하고자 하는 긍정적인 어젠다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마크롱 대통령과 완전히 연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마크롱 대통령이 불필요하게 이슬람권 전체를 자극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가디언은 “(마크롱 대통령이) 세속주의(사회와 종교의 분리)에 관한 프랑스의 오랜 논쟁을 거칠게 다루면서 이슬람과 충돌했다”면서 “그의 ‘프랑스 우선주의’(France first) 접근법은 많은 유럽인의 우려를 사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는 전날 트위터에 “마크롱은 테러리스트가 아닌 이슬람을 공격함으로써 이슬람 혐오를 조장하는 길을 택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슬람권의 최고지도자들도 극단주의를 무슬림 전체와 분리해서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최고 종교기관인 원로신학자위원회는 “전 세계에서 현명한 사람들의 의무는 사상 및 표현의 자유와 무관하면서 극단주의자들에게 도움만 주는 모욕을 규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슬람권 최대 국제기구인 이슬람협력기구(OIC)도 무함마드를 소재로 한 풍자만화를 규탄하고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신성모독을 정당화하는 것을 계속 비판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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