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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인 출신 최영은 C막걸리 대표 “서울 동네 술이 되고 싶어요”

입력 : 2020-10-28 03:18:00 수정 : 2020-10-28 10:2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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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동네마다 양조장과 동네 술이 있었습니다. 사대부가 모여있는 서울은 더욱 양조장들이 있었을 건데, 도시 개발과 함께 사라졌죠. C막걸리는 그런 양조장의 부활을 꿈꿉니다. 아직 역사가 깊지 않지만, 동네 분들이 동네 양조장에 와서 동네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하는 그 날이 오기를 바라며 계속 길을 걷겠습니다.”

 

C막걸리 최영은(41) 대표는 서울에 막걸리 양조장을 차린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최 대표는 지난 4월 6일 서울 강남구에 C막걸리 양조장을 열었다. 이곳은 구룡산 북쪽에 위치해 서울 한복판이라고 하기 힘들지만, 그래도 ‘땅값 비싸다’는 강남에 있다.

 

단순히 2000∼5000원대의 ‘보통 막걸리’를 팔아서는 안 된다. 임대료조차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C막걸리만의 특화된 막걸리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C막걸리는 포스트모던 막걸리를 표방합니다. 예전부터 내려온 클래식 막걸리와 현대화된 모던 막걸리를 넘어선 다음 단계를 추구하죠. 기존 막걸리에서 사용하지 않은 재료를 넣거나 향을 입히고 있습니다.”

 

C막걸리의 C는 Color(컬러·색채), Creative(크리에이티브·창의적인), Craft(크래프트·수공예), Cosmopolitan(코스모폴리턴·세계적인), Contemporary(컨템포퍼리·현대의) 등을 의미한다.

 

C막걸리는 모두 7종의 막걸리를 판매 중이다. C막걸리 시그니처큐베, C 옐로막걸리, C 그린막걸리, C 퍼플막걸리, C 레드막걸리, C 브라운막걸리 등 6종과 C 그린막걸리 스페셜에디션이다. 

막걸리에는 건포도, 당근, 레몬그라스, 케일, 개똥쑥, 블루베리와 라벤더, 비트, 다크초콜릿 등이 들어간다. 보통 막걸리에서 접하기 힘든 재료다. 

 

“전통 막걸리에 쓰이는 재료도 사용하고 있지만, 양주나 칵테일 등 서양에서 사용하는 재료도 쓰고 있어요. 동서양의 조화죠. 영화나 음악 등 모든 대중문화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해요. 양조도 하나의 문화라고 생각하고 시대 변화의 과정을 담고 있어요.”

 

최 대표가 이렇듯 독특한 재료를 막걸리에 배합하는 데에는 그의 독특한 이력도 한몫했다. 그는 벨기에 루뱅 가톨릭대학교 EHSAL 매니지먼트스쿨 MBA를 졸업하고 2007년부터 세계 최대 국제증권예탁결제기관인 유로클리어 은행(Euroclear Bank)에서 일했다. 2013년부터 2년간은 홍콩지사에서 근무했다. 2016년부터는 경희대 문화예술경영연구소에서 박물관과 미술관의 경영 컨설팅을 해주고 있다. 금융인이자 컨설턴트였다. 해외 생활을 오래 하고, 다양하게 쌓은 경험이 지금의 C막걸리만의 독특함을 만들어낸 것이다. 

“컨설팅과 동남아 현대 미술사 등을 공부했어요. 벨기에에 살면서 유럽문화를 접했고요. 그게 C막걸리에 적용된 것 같아요. 재료 등뿐만 아니라 경영, 마케팅 등 다양한 곳에 도움이 되고 있어요.”

 

최 대표는 막걸리가 참 매력적인 술이라고 했다.

“막걸리는 도화지 같아요. 뽀얗고 순수하죠. 그래서 저의 성향과 스타일, 성격을 담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 바탕이 되죠. 또한 막걸리는 우리나라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술입니다. 프랑스 와인, 독일 맥주와 같이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술은 막걸리와 소주입니다. 저희 C막걸리도 이와 같은 대표 술이 되면 좋겠네요.”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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