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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온 노출’ 사고 이전에도…예견된 백신 ‘냉장유통’ 관리부실

입력 : 2020-09-29 17:15:26 수정 : 2020-09-29 17: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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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조사서 보건소·병원 30%만 백신 적정온도 보관
서울대, 86곳 모니터링 보고서
70%는 지나친 저온·고온 노출
상당수 가정용 냉장고 보관 파악
“유통·접종기관 체계적 지침 필요”

국가 인플루엔자(독감) 예방접종 중단 사태를 야기한 백신 ‘상온 노출’ 사고 이전에도 백신 냉장유통(콜드체인)이 부실하게 관리되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2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신현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내 생백신의 콜드체인 유지관리 현황분석 및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보건소와 민간병원 86곳 중 26곳(30.3%)만이 백신을 적정온도에서 보관하고 있었다. 백신은 재조사에서 출고된 뒤 2∼8도에서 보관돼야 하지만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2018년 질병관리본부의 의뢰로 연구를 수행한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책임연구원 오명돈)은 보건소 39곳과 민간병원 47곳에서 백신 보관 냉장고의 온도를 2주간 모니터링했다. 보건소에서는 냉장고 15개(38.5%)에서만 2∼8도를 유지했다. 나머지 24개(61.5%)는 2도 아래, 혹은 8도 이상에서 보관되고 있었다. 동네의원과 병원, 종합병원 등 민간병원 냉장고 중 적정온도를 유지한 것은 11개(23.4%)였다. 한 냉장고는 최저 온도가 8.9도, 최고온도가 10.7도로 백신 보관 기능이 아예 없었다.

상당수 보건소, 의료기관이 가정용 냉장고에 백신을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보건소 38곳과 민간병원 2200곳의 냉장고를 보니 각각 13.2%, 40.7%가 가정용이었다.

보고서는 이렇게 보관된 백신이 역가(효과)에 문제를 드러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건소에서 1개월 이상 보관 중인 수두 백신을 수거했더니 바이러스 역가가 1200pfu(플라스크형성단위)/0.5㎖에서 9750pfu/0.5㎖로 다양했다. 이론적으로 제조번호가 같은 백신은 역가가 같아야 한다. 보고서는 역가 차이에 대해 △공장 생산·출하 과정상 문제 △운송 과정상 문제 △냉장고 보관 등 콜드체인의 문제 등이 원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 의원은 “백신이 유통 과정에서뿐만 아니라 접종 기관에서도 적절하게 관리되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제조부터 접종 직전까지 콜드체인이 유지되도록 체계적인 지침이 마련돼야 국민이 안심하고 백신을 접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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