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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비닛 사건’ 수사 속도 내지만… ‘묵혀두기’ 논란 자초

입력 : 2020-09-23 06:00:00 수정 : 2020-09-23 02:4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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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자녀·윤석열 장모 사건 재배당
檢 “직제 개편 등 따른 사건 조정”
‘맥도날드 햄버거병’도 본격 수사
추미애 법무 “고쳐야할 문화” 언급
정치적 민감 사건 논란 자초 비판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뉴스1

검찰이 9월 인사 후 그간 진전이 없었던 이른바 ‘캐비닛 속 사건’ 중 일부에 대해 다시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조직 정비에 따라 사건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이 많아 사건 묵혀두기로 논란을 자초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최근 형사1부에 배당되어 있던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 자녀 입시비리 의혹, 윤석열 검찰총장 부인·장모 의혹 등의 사건을 각각 형사7부(부장검사 이병석), 형사6부(부장검사 박순배)로 재배당했다.

 

다른 사건들도 일부 재조정이 이뤄졌다. 인사 이동과 직제 개편 등에 따른 형사부 사건 조정에 따른 결과라는 게 검찰 입장이다. 특히 형사1부에 과도하게 사건이 몰린 것을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재배당 후 사건 수사는 빠르게 진행 중이다. 형사7부는 이날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공무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렀다. 검찰은 나 전 의원이 회장을 맡았던 문체부 산하 스페셜올림픽코리아에 대한 사무 검사 결과 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에는 고발인인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을 불러 조사를 진행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해 9월 후 여러 차례 고발이 이뤄져왔다. 검찰은 안 소장에게 ‘수사가 안 된 것은 아니다’는 취지로 언급했다고 한다. 중앙지검은 아울러 민생경제연구소 등 시민단체들이 나 전 의원을 고발해 경찰 수사중이었던 사건을 송치받았다. 나 전 의원 측은 의혹을 강력 부인하고 있다.

 

윤 총장 가족 관련 사건도 본격적인 수사에 나서는 분위기다. 검찰은 윤 총장 장모와 법적 분쟁을 벌인 정모씨에 대해 25일 고발인 조사에 나와달라고 요청했다. 정씨는 앞서 지난 2월 최씨와 윤 총장 부인 등을 소송사기죄 등으로 고발했다. 그는 윤 총장도 직권남용죄로 고발했다.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검으로 고발됐고, 의정부지검을 거쳐 다시 중앙지검으로 돌아왔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 최모씨와 법정 다툼을 벌여온 사업가 정모씨. 연합뉴스

형사2부(부장검사 김형수)는 지난해 1월 ‘정치하는 엄마들’ 등 시민단체가 재고발한 이른바 ‘맥도날드 햄버거병 의혹’ 사건의 주임검사를 손정현 부부장검사에게 맡겼다. 손 부부장은 2017년 식품안전 분야 2급 전문검사로 인증받았다. 이 사건은 2016년 신장장애 판정을 받은 어린이의 부모가 맥도날드에서 먹은 덜 익은 햄버거 때문에 병이 걸렸다고 주장, 고소를 하면서 시작됐다. 검찰은 2018년 맥도날드 측 과실을 입증할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보고 불기소 처분하고 납품업체 관계자들만 불구속 기소했다. 아울러 옵티머스 자산운용과 관련한 검찰 수사도 계속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검찰의 최근 기류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이른바 캐비닛 사건 개선 의지를 보인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추 장관은 지난 17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캐비닛’ 사건에 대한 질의를 받고 “사건을 넣어두고 적정한 때에 꺼내어 활용한다는 것을 사례를 통해서 잘 알고 있고 고쳐야 할 검찰문화라는 지적도 받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또 연말이 다가오면서 미제사건 통계를 줄이려는 노력의 일환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미제사건들이 정쟁의 소재가 되거나, 정치적 성향에 따라 바라보는 시각이 첨예하게 갈린다는 점에서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논란도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도형·이강진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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