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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침수 땐 절대 시동 걸면 안돼요” [장마철 차량관리 Tip]

입력 : 2020-08-10 22:00:00 수정 : 2020-08-10 20:3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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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 차량 관리·중고차 매매 요령
침수 시 모든 오일류·냉각수·연료 교환
배선은 커넥터 분리한 뒤 씻어 말려야

물웅덩이 통과 땐 기어 1∼2단에 놓고
속도 10∼20㎞/h로 낮춰 한 번에 통과
지난 9일 광주 북구 삼각동의 한 아파트에서 북구청 직원과 주민들이 폭우에 잠긴 지하 주차장 배수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정하리만치 쏟아지는 장맛비에 전국 팔도에서 ‘악’ 소리가 나고 있다. 도시, 농촌 할 것 없이송두리째 집어삼켜 놓고도 여전히 기세등등한 비구름을 바라보는 차주(車主)들의 근심은 특히 더 깊다. 꼭 완전 침수되지 않았더라도 빗길을 오래 달린 차량은 자칫 고장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이런 시기엔 더욱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설상가상이라고 태풍 소식마저 들려오는 터. 시민단체 ‘자동차10년타기시민연합’과 한국소비자원 등에서 소개하는 장마철 차량 관리와 차량 침수 시 대응법, 중고차 매매 요령 등을 정리해 봤다.

 

◆장마철 차량관리 이렇게

습기는 두말 할 것 없이 자동차의 적이다. 운전 중 물웅덩이는 가능하면 피해야 한다. 어쩔 수 없이 통과할 경우엔 기어를 1단이나 2단에 놓고 속도를 10~20㎞/h로 낮춘 뒤 한 번에 통과해야 한다. 머플러에 물이 들어가 엔진이 멈출 수 있기 때문에 도중에 기어를 바꾸거나 차를 세워선 안 된다.

통과 뒤에는 서행하면서 브레이크를 여러 번 가볍게 작동시켜 젖어 있는 브레이크 라이닝을 말려주는 것이 좋다.

요즘 같은 장마철에는 차량 대부분이 위험 수준의 습기를 품고 있다. 비가 그나마 잠잠해질 때를 틈타 바닥 매트와 스페어타이어를 들어내 이물질을 제거한 뒤 보닛과 앞·뒷문, 트렁크를 모두 열고 오랜 시간 햇볕에 말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고 단수로 에어컨과 히터를 10분 남짓 번갈아 틀면 송풍구 습기와 냄새를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비 피해에 안전한 것은 맞으나 침수 상황에선 외려 난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배터리 전원이 강제로 꺼졌을 경우 강제 이동이 제한돼 차를 아예 못 쓰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충전 시 감전사고 가능성도 열려 있는 만큼 비가 많이 오는 날엔 되도록 실내 주차장, 실내 충전시설을 이용하는 편이 좋다.

10일 오전 광주 북구의 한 아파트 단지의 100여대의 차량이 지하주차장을 매운 물이 이틀 만에 빠져 진흙이 잔뜩 묻은 차량의 모습이 드러나고 있다. 연합뉴스

◆침수 정비 땐 견적서부터

차량이 침수됐다면 시동은 절대 켜선 안 된다. 물 속에서 차가 멈췄을 경우도 마찬가지다. 즉각 견인 조치를 해야 한다. 엔진 내부로 물이 들어간 차에 시동을 걸면 엔진주변기기에도 물이 들어가 심각한 엔진 손상이 생길 수 있다. 완전 침수 시엔 차량 내 모든 오일류와 냉각수, 연료를 교환해야 한다. 각종 배선들은 커넥터를 분리한 뒤 깨끗이 씻어 완전히 말리고, 윤활제를 넉넉히 뿌려놓는다.

경유차는 차체 밑 부분이 침수되면 DPF(매연포집필터) 작동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 머플러 뒷부분으로 오염 빗물이 역류하면서 오물 등으로 필터가 막히는 경우가 많다.

업체에 정비를 맡길 땐 반드시 견적서부터 받아야 한다. 과잉정비 등으로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경우가 더러 발생하기 때문이다. 자동차관리법시행규칙 역시 정비 전 견적서 교부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두 군데 이상 업체에 들러 견적을 비교한 뒤 수리를 맡기고, 정비 내역서와 관련 영수증을 보관하도록 한다.

사실 침수차는 아무리 정비를 잘해놔도 다시 고장날 확률이 높다. 정비 비용도 대단히 높은 만큼 차량이 심각한 수준으로 침수됐을 땐 과감히 포기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란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침수 확인 시 환불’ 특약 활용

“침수차 피하려면 지금 당장 사야 하는 건가요?” “중고차 살 때 침수차 확인 가능한가요?”

최근 자동차 커뮤니티들에 이런 질문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한 달간 침수 피해 신고 차량 숫자는 4400여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배가량 많다. 중고차 매매가 겁날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장마철 이후 중고차 구매 시엔 일단 보험개발원 카히스토리에서 ‘무료침수사고조회’부터 해야 한다. 차량번호나 차대번호(공장에서 찍혀나오는 자동차 고유번호)를 입력하면 침수 피해로 보험 보상을 받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차량 번호판이 교체되고, 소유자가 짧은 기간 동안 여러 번 바뀌었다면 침수 여부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

다만 보험사에 침수 피해를 신고하지 않은 차량이나 보험 미가입 차량은 카히스토리로 침수 사실을 확인할 수 없다는 맹점은 존재한다. 실제로 대부분의 중고 침수차는 ‘흔적 없이’ 시장으로 유입되는 경우가 많다.

‘안전벨트를 끝까지 당겨 오염 여부 확인’, ‘고무 패킹 뜯은 뒤 흙 확인’, ‘시거잭 오염 확인’ 등 온라인에 떠도는 방법들은 참고만 하는 게 좋다. 중고차 딜러들이 그에 맞춰 소모품 교체, 냄새 제거 등 조치를 미리 다 해놓기 때문에 효과를 거두기 쉽지 않다.

차라리 케이카·오토플러스·AJ셀카 등 전손차와 침수차를 취급하지 않는 중고차 대기업을 이용하거나, 돈을 조금 더 들여 전문가가 중고차 상태 확인을 대행해주는 마이마부, 카바조, 카카인포솔루션 등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속 편할 수 있다.

특약사항 활용도 눈여겨볼 만하다. ‘판매업체가 알려주지 않은 사고(침수 포함) 사실이 나중에라도 밝혀지면 100% 배상한다’는 내용을 계약서에 써넣는 것이다. 이는 중고차 매매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과 꺼림칙함을 덜어주고, 추후 분쟁이 발생했을 때 보상 절차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창수 기자 wintero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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