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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정말 미안” 뒤늦은 후회, 창녕 ‘여아 학대’ 계부·친모 엄한처벌

입력 : 2020-06-22 23:00:00 수정 : 2020-06-22 17: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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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 부부 "미안하다"면서도 "가해할 의도는 없었다" 진술
창녕 아동학대 계부가 지난 15일 오전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기 위해 경남 밀양경찰서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9살 딸의 손을 프라이팬으로 지지고 쇠사슬로 묶어 방치하는 등 고문에 가까운 학대를 한 계부(35)와 친모(28)에게 경찰이 가중처벌법령을 적용했다.

 

친모 C씨는 과거 조현병으로 치료받은 전력이 확인됐다. 당시 그는 넷째를 임신하고 지난 2월 출산하는 과정에서 약을 먹지 않았고 이 과정에서 3∼4달 감정 조절을 잘 못 해 A양을 학대했다고 진술했다.

 

앞서 수사기관은 병이나 술 취한 상태에서의 범죄는 심신미약 상태 등의 이유로 처벌 수위를 다소 낮춘 경향을 보였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 예외를 두지 않았다.

 

22일 경남지방경찰청은 A(9)양을 도구 등으로 학대한 혐의(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및 아동복지법 위반)로 계부와 친모를 기소 의견 송치했다.

 

경찰은 이들 부부에게 특수상해 혐의에 가중처벌 되는 아동학대처벌법상 상습범 조항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형법상 특수상해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처벌 할 수 있는데 특수상해는 1년 이상 10년 이하 징역형이 내려진다.

 

경찰은 지난 19일 친모가 입원 중인 병원을 방문해 8시간가량 조사를 마친 뒤 친모에 대한 조사 및 증거 확보가 충분히 이뤄진 점, 친모가 행정 입원한 상태에서 치료를 받는 점, 계부와 친모의 공범 관계에 대한 수사가 필요한 점을 이유로 이들 부부에 대한 수사기록을 검찰에 송치했다.

 

계부는 B씨는 지난 15일 아동복지법 위반 및 특수상해 혐의로 구속됐다.

 

◆뒤늦은 후회 “아이에게 정말 미안”, “남의 딸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아직도 많이 사랑한다”

 

A양은 지난달 29일 오후 6시2 0분쯤 창녕의 한 거리를 잠옷 차림에 성인용 슬리퍼를 신고 돌아다니다 길을 지나던 송모씨에 의해 발견됐다. 당시 A양은 눈에 시커멓게 멍이 들고, 정수리가 찢어져 핏자국이 보였으며, 손가락 일부는 지문이 안 보일 정도로 심하게 훼손된 상태였다.

 

이들 부부는 불과 9살밖에 되지 않을 딸을 고문에 가까운 방법으로 학대했다.

 

A양 진술에 따르면 친모에 의한 학대가 오래전부터 계속돼왔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부부는 프라이팬으로 A양의 손을 지지고 여러 차례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욕조에 물을 채운 뒤 A양의 머리를 담가 숨을 쉬지 못하게 하고 밥도 제대로 주지 않았다.

 

이 정도만 봐도 매우 심한 학대지만 A양에 대한 학대 강도가 지난 2월부터 심해지기 시작한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드러냈다.

 

당시 넷째 아이를 출산한 C씨는 조현병약을 복용하지 않았고 이같은 상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A양이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자 전보다 더 심한 학대를 가했다.

 

결구 심한 학대를 견디다 못한 A양은 성인도 두려울 정도인 빌라 4층 발코니에서 목에 쇠사슬이 채워져 감금 생활하다 쇠사슬이 풀린 틈을 타 테라스 지붕을 넘어 탈출했다.

 

A양은 집안일을 하거나 화장실에 갈 때를 빼고 이곳에서 하루 1끼 정도만 먹으며 지냈다고 한다.

경남 창녕 아동 A(9)양이 지난달 29일 집을 탈출한 후 길에서 만난 행인 송모씨와 편의점에 들어간 모습. 연합뉴스

계부와 친모는 뒤늦게 “아이에게 정말 미안하다”, “남의 딸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아직도 많이 사랑한다”라며 후회의 말을 하면서도 도구 사용 등 일부 혐의는 부인하고 가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진술하고 있다.

 

이들의 말에 진심이 담겼을까하는 의문과 피해 아동도 이들의 말에 동의하는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한편 A양의 의붓동생 3명에 대한 학대 정황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A양의 의붓동생들은 현재 법원의 임시 보호 명령에 따라 도내 다른 보호시설에서 지내고 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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