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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경찰 심드렁한 반응” 공론화 3일 만에… ‘서울역 묻지마 폭행’ 용의자 검거

입력 : 2020-06-03 06:00:00 수정 : 2020-06-03 09: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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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서울 공항철도 서울역 1층서 발생한 ‘묻지마 폭행’ / 어깨 부딪힌 후 생면부지 남성에게 욕설+폭행 당한 30대 여성 / “경찰 수사 무성의” 주장하며 SNS, TV 인터뷰 등 통해 공론화 / 철도 경찰, 논란 일자 3일 만에 용의적 특정해 붙잡아 / “CCTV 사각지대라 수사 어려움 겪은 것은 사실이나 무성의했단 주장은 사실 아냐” 철도 경찰 반박
본 기사와 무관. 세계일보 DB

 

이른바 ‘서울역 묻지마 폭행 사건’ 용의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과 국토교통부 산하 철도특별사법경찰대는 2일 오후 용의자 A(30대·남)씨를 서울 동작구 인근 자택에서 검거했다고 이날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6일 오후 1시50분쯤 서울 공항철도 서울역 1층에서 일면식도 없는 30대 여성 왼쪽 광대뼈 부위 등을 가격하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 거주하는 30대 초반 남성으로, 자택에 머물다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과 철도특사경은 피해자 및 목격자 진술을 바탕으로 A씨의 인상착의와 동선을 확인하고 용의자를 특정했다. 향후 용의자를 상대로 폭행 경위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이 사건은 피해자 B씨의 언니가 같은 달 3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폭로 글을 올리면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피해자 측은 광대뼈가 부서진 얼굴의 엑스레이(X-ray) 사진까지 공개한 상황이다.

 

피해자 B씨 측이 SNS에 올린 엑스레이 사진.

 

피해자인 B(32)씨는 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경찰 수사의 무성의를 비판하며 사건 당시 상황에 관해 소상히 밝혔다.

 

그는 “공항철도에서 내려 2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를 탔다. 아이스크림 가게 앞에서 택시를 부르려고 잠깐 핸드폰을 보는데 모르는 남자가 제 오른쪽 어깨를 의도적으로 세게 치며 욕을 했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먼저 동선을 방해할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사건 발생 장소가 넓은 편이고 사람이 거의 없어 한산했다는 것이다.

 

A씨의 욕설을 들은 B씨는 “너무 무섭고 놀라 ‘지금 뭐라고 했어요’라며 목소리를 높였더니 (A씨가) 또 욕을 하면서 기다렸다는 듯 주먹을 날려 제 왼쪽 광대뼈를 가격했다”고 했다.

 

그는 “(폭행 당한 후) 2m 정도 날아가서 기절한 뒤 정신을 차리고 또 소리를 지르니 1대 더 치려고 했다”면서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고 소리를 지르니 (A씨가) 정신이 들었는지 15번 출구 쪽으로 도주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A씨의 폭행으로 눈가가 찢어지고 광대뼈 한쪽이 골절되는 부상을 입어 수술을 앞두고 있다.

 

B씨는 “서울역에는 보통 열차를 탄다거나, 상점에서 뭔가를 결제하거나 하는 목적이 있어서 오는데 (A씨는) 그런 카드 사용 내역 등이 전혀 없고 가방을 들고 있지도 않았다”면서 “의도적으로 제게 다가와 어깨를 부딪쳤고 하필이면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인 장소에서 폭행을 저질렀다”라며 계획 범죄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B씨는 현재 트라우마에 시달려 밤에 잠도 못 이루는 상태라고도 했다. 그는 “병원 처방 약이 없으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숨이 막혀 잠을 이룰 수 없다”라며 “저를 계기로 ‘묻지마 범죄’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공론화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26일 오후 30대 여성이 ‘묵지마 폭행’을 당한 서울역 1층 공항철도 입구의 아이스크림 가게 인근. 인터넷 커뮤니티 

 

 

B씨는 전날에도 JTBS ‘뉴스룸’에 출연해 지지부진한 경찰의 수사 속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경찰에 수사 진행 상황을 물을 때마다 “CCTV를 보고 있다”는 심드렁한 반응만 이어졌다는 것.

 

그는 “수사상황에 대한 (저희 쪽) 피드백 요청에 경찰이 무성의한 반응을 보였기 때문에 SNS에 공개한 것”이라며 “용의자 인상착의와 피해 발생 시간은 물론, 용의자가 도주한 경로까지 정확하게 기억한다. 사건 발생 당일 경찰과 함께 용의자 인상착의까지 다른 앵글 CCTV를 통해서 확인했음에도 수사가 어떤 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피드백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철도 경찰은 “사건 장소가 CCTV 사각지대였고 용의자를 특정하는 데 쉽지 않았지만 안일한 태도를 보였다는 피해자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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