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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남중국해 ADIZ 설치 추진… 동남아 국가와 갈등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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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6-01 12:00:00 수정 : 2020-06-01 11:2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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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코로나19 혼란 속 영향력 확대 나서 / 남중국해 ADIZ, 그동안 정치·외교적 문제로 선포 안 해 / 군사적 대응 가능… 동남아 국가와 영유권 갈등 격화될 듯

중국이 영유권 분쟁 해역인 남중국해에서 방공식별구역(ADIZ) 설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일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최근 남중국해에 행정구역을 추가 설치한 이후 또다시 ADIZ를 추진하는 등 중국은 남중국해 영유권 굳히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ADIZ 선포는 지금까지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기지화 시도에 소극적인 반발을 보였던 동남아 국가와 돌이키기 어려운 갈등으로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EPA연합뉴스

SCMP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2010년부터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 ADIZ 설치를 모색해왔다. 중국은 2013년 동중국해에 대해서는 ADIZ를 선포했고, 남중국해는 정치, 외교적 문제 등으로 공식화하지 않았다. 이번에 추진 중인 ADIZ는 프라타스와 파라셀, 스프래틀리 제도를 포함하고 있다. 

 

한 인민해방군(PLA) 관계자는 “2010년 동중국해 ADIZ 설치 검토 당시 함께 고려됐던 사안”이라며 “현재 적당한 발표 시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군 출신 군사전문가 리제는 “통상 ADIZ 선포를 위해서는 이에 필요한 탐지 장비와 전투능력, 기타 장비를 구축할 때까지 기다리지만, 중국 정부는 적절한 시기가 있다면 더 빨리 발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ADIZ는 국제법상 해당 국가의 주권이 인정되는 영공은 아니다. 사전 위협을 차단한다는 명목으로 영공 외곽에 설정하는 자의적인 공간이다. 그러나 필요에 따라서는 진입한 비행물체에 대한 위협을 판단해 자국 전투기를 발진시키는 등 군사적 대응 조처를 할 수 있다. 

 

따라서 중국의 남중국해 ADIZ 설치는 미국은 물론 주변 동남아시아 국가와의 영유권 갈등을 더욱 격화시킬 수 있다. 이미 중국의 인공섬 건설과 군사기지화 추진에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의 불만은 고조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최근 이 지역 파라셀과 스프래틀리 제도를 관할하는 행정구역을 추가로 설치했다.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실효적 지배를 굳히는 조치로, 혼란한 코로나19 상황에서 미군 존재감이 약해지자 바로 영향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미 해군 제7함대 대변인은 지난 2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USS 머스틴(DDG 89)전함이 오늘(28일) 국제법에 따라 파라셀 제도에서 항행 권리와 자유를 행사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USS머스틴함의 모습. USS머스틴 페이스북

실제로 중국이 행정구역 추가 설치를 발표한 이후 미국은 중형 항공모함급 아메리카 함과 미사일 순양함 벙커힐을 이 지역으로 파견했다. 또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홍콩 국가보안법을 통과시킨 지난달 28일 당일에도 미 해군은 파라셀 제도에 구축함 머스팀함을 파견해 ‘항행의 자유’ 작전을 실시했다. 미 해군이 남중국해에 전함을 보내는 빈도는 최근 미·중 갈등이 심해진 이후 부쩍 증가하고 있다. 미군이 공개한 것만 3월 1차례, 4월에 2차례다. 

 

중국은 2013년 동중국해 상공에 ADIZ 설치를 발표한 이후 일본과 여러 차례 군용기가 대치하는 등 갈등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중국 국방부는 2013년 11월 일본과 영토 갈등을 빚고 있는 센카쿠 열도를 포함하는 동중국해 지역에 ADIZ를 선포한 바 있다. 이후 수차례 양국 군용기가 대치하면서 험악한 상황을 연출했다. 실제로 2016년 6월 중국과 일본 전투기는 센카쿠 인근 상공에서 대치했고, 당시 중국 공군은 일본 F-15 전투기가 중국군 전투기에 화력통제레이더(FCR·표적을 탐색·추적해 적절한 타격 지점을 산출하는 시스템)를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일본 언론은 “중국 공군기가 일본 항공자위대 전투기에 발포하려 했다”고 전했다. 중국군은 또 2017년 1월 센카쿠 제도 상공에서 양국 전투기가 대치하는 장면을 신병모집 광고에 등장시키기도 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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