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플랫폼 노동 보호’ 노사정 논의 첫발 뗐다

입력 : 2020-05-27 20:00:13 수정 : 2020-05-27 20:00:11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경사노위 ‘디지털 노동 미래委’ 첫 합의문 발표 / 6만명 IT·SW 개발 프리랜서 대상 / 기업 ‘자율규범’ 마련해 준수 ‘한뜻’ / 이랜서·위시켓 대표 등 동참 선언 / 배달·가사 등 디지털 매개 근로자 / 고용보험 가입 논의 분과도 신설

정보기술(IT)·소프트웨어(SW) 개발 분야 플랫폼 종사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첫 노사정 합의가 도출됐다. 플랫폼 기업이 기본적으로 준수해야 하는 ‘자율 규범’을 마련해, 관련 보호법이 제정되기 전에 현장에서 즉각적인 종사자 보호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산하 ‘디지털 전환과 노동의 미래 위원회’는 27일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노사정 합의문을 발표했다. 간담회에는 IT 분야의 대표적인 플랫폼 기업인 ‘이랜서’, ‘위시켓’, ‘프리모아’ 대표들이 참석해 자율 규범 준수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경사노위는 “디지털 전환에 따라 급속히 확산, 다양화하고 있는 플랫폼 노동에 대한 새로운 보호방안과 규율을 노사정이 공동으로 마련하는 첫발을 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플랫폼 노동은 스마트폰 앱과 같은 디지털 플랫폼을 매개로 하는 노동으로 음식 배달, 대리운전, 가사 도우미, 청소 용역 등 다양한 직종을 아우른다.

전병유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산하 디지털 전환과 노동의 미래위원회 위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정보기술(IT)과 소프트웨어(SW) 개발 분야 플랫폼 경제 활성화와 종사자 보호를 위한 합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이번 노사정 합의는 IT·SW 분야 플랫폼 프리랜서들에게 초점이 맞춰졌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2018년 진행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IT·SW 개발 프리랜서는 최대 6만6000여명에 달한다. 조사에서 프리랜서들은 잦은 업무 변경(56.5%), 기간 연장(49.0%), 임금 지연(46.3%), 임금 체불(23.4%), 임금 삭감(15.8%) 등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계약서를 작성한 경험이 있는 프리랜서 중 16.1%만이 “계약서가 공정하게 작성됐다”고 인식했다.

합의문에 담긴 자율 규범은 플랫폼 기업이 종사자에게 지불하는 대금 체불 방지, 종사자를 평가하는 '별점' 제도의 공정한 운영, 성별·나이·학력 등에 따른 차별 방지, 기업이 받는 수수료의 투명한 공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계약을 체결할 땐 과업의 내용·범위·기간·성과형태·하자보수 등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실제 의뢰자와 계약 당사자를 달리하지 않기로 했다. 계약 파기 시엔 사유와 절차, 책임 등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

합의문에는 이 밖에 프리랜서로 분류돼 고용보험을 포함한 사회보험의 사각지대에 있는 플랫폼 종사자의 사회보험 가입 방안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정부가 IT·SW 분야 플랫폼 종사자의 권익 보호를 위한 협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정비하고 이들을 위한 긴급 고용안정 지원금을 신설하기로 했다.

이날 경사노위에서는 배달원의 고용보험 가입 방안 등을 모색하는 새로운 분과위원회가 설치됐다. ‘디지털 플랫폼 노동: 배달 업종 분과위원회’로, 대다수가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놓여 일자리를 잃어도 실업급여를 받지 못하는 국내 배달 업종 종사자 5만∼10만명이 논의 대상이다.

새 분과위는 안전사고에 노출된 배달원의 산재보험 가입을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한다. 코로나19로 음식 배달주문이 늘어나면서 올해 1∼4월 이륜차 교통사고 사망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증가한 148명으로 집계됐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엄현경 '여전한 미모'
  • 엄현경 '여전한 미모'
  • 천우희 '미소 천사'
  • 트와이스 지효 '상큼 하트'
  • 한가인 '사랑스러운 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