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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스쿨존 사고’ 논란…”명백한 살인행위” vs “양쪽 말 다 들어봐야”

입력 : 2020-05-26 23:00:00 수정 : 2020-05-27 07: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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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들 “시시비비 가리기 전에 어떻게 어른이 아이에게 저럴 수 있나?”
피해 어린이 A군의 누나라고 주장하는 B씨가 26일 자신의 SNS에 사고 영상을 올리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인스타그램 캡처

경북 경주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사고 피해 어린이의 가족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고 영상을 공개하며 분통을 터뜨렸다.

 

피해 어린이 A(9)군의 누나라고 밝힌 B씨는 26일 오후 자신의 SNS에 사고 영상을 올리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B씨는 "동생과 한 아이 간에 실랑이가 있었는데, 상대 아이 어머니가 자전거 타고 가던 동생을 중앙선까지 침범하면서 차로 쫓아가 고의로 들이받았다"고 했다.

 

 

이어 "아이들끼리 아무 일도 아닌 일을 가지고 동생을 쫓아와 역주행까지 해가며, 중앙선까지 침범하고 고의적으로 동생을 들이받는다"라며 "취재 나온 기자가 정확히 재보니 200m나 되는 거리라고 한다"고 언급했다.

 

또 "(사고가 난) 코너에 들어오기 전 도로마저 스쿨존이다. 목격자 증언에 의하면 (사고 차량의) 브레이크 등도 들어오지 않았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운전 하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코너 구간은 서행한다. 그리고 무언가 부딪쳤다는 느낌이 들면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는다"며 "하지만 영상 속 운전자는 오히려 자전거 바퀴가, 그리고 아이 다리가 밟힐 때까지 엑셀을 밟고 치고 나간다. 차가 덜컹거린다"고 전했다.

 

B씨는 "차에 내려서도 동생에게 괜찮냐 소리 한마디 안 했다. 119신고도 목격자가 해줬다"며 "이건 명백한 살인행위다. 이 영상이 없었다면 영상 속 운전자는 단순한, 경미한 사고였다고 말할까. 공유 부탁드린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B씨가 쓴 글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도 공유됐다.

 

네티즌들은 "시시비비를 가리기 전에 어떻게 어른이 아이에게 저럴 수 있나" "고의로 핸들을 꺾어 아이와 추돌한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라며 분노를 표현했다.

 

반면 "아이들 사이에 어느 정도의 실랑이가 있었는지도 알려야 하는 것 아닌가" "급하게 쫓아가다 실수한 것 같다. 양쪽 말을 다 들어봐야 정확하겠다"며 좀 더 상세한 정황을 설명해 줄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사고는 지난 25일 오후 1시40분께 경주 동천동 동천초등학교 인근 도로에서 흰색 SUV 차량이 모퉁이를 돌아 앞서가던 자전거의 뒷바퀴를 덮치고 초등학생 A군을 쓰러뜨리며 발생했다.

 

A군은 다리를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사고가 나기 전 A군은 놀이터에서 운전자의 딸 B양과 다툼이 있었다. 운전자는 'A군이 딸을 때려놓고 사과도 하지 않는다'라며 차로 쫓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B양의 어머니인 SUV 운전자를 상대로 고의성 여부 등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스쿨존에서 발생한 사고인 만큼 가해 차량이 제한속도 준수 등 '민식이법'을 지켰는지도 수사한다.

 

한편 청와대가 지난 20일 '민식이법' 개정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에 대해 답변했다.

 

어린이안전의무 위반 시 과잉 처벌이라는 청원인의 지적에 "현행법과 기존 판례를 감안하면 무조건 형사처벌이라는 주장은 다소 과한 우려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답변자로 나선 김계조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 소셜 라이브에 출연해 "현행법에 어린이안전의무 위반을 규정하고 있고 기존 판례에서도 운전자가 교통사고를 예견할 수 없었거나 사고 발생을 피할 수 없었던 상황인 경우에는 과실이 없다고 인정하고 있다"며 이같이 답했다.

 

이어 "어린이 안전을 지키고자 하는 입법 취지와 사회적 합의를 이해해 주시길 부탁드린다"며 "정부 또한 입법 취지를 반영해 합리적 법 적용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도로교통공단 등의 과학적 분석을 통해 사건마다 구체적으로 판단하여 억울한 운전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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