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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의무착용에도 탈 때만 쓰고, 앉으면 벗고”…따가운 눈총에도 태연 [김기자의 현장+]

입력 : 2020-05-26 14:08:18 수정 : 2020-05-26 15: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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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화 첫날…눈에 띄는 ‘마스크 턱걸이 족’ / “탈 때만 쓰고 앉아서는 벗고” 탑승하자마자 벗는 일부 승객들 / 대중교통 탑승객 마스크 착용…중대본, ‘교통 분야 방역 강화방안’ 발표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화하도록 한 첫날인 26일 오전 서울 지하철 1호선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턱에 걸친 승객들도 눈에 띄었다.

 

“승객과 얼굴 붉힐까요?”

 

26일 오전 7시쯤 찾은 서울 용산구 남영역. 남영역 개찰구 주변에는 ‘고로나19 안전수칙’ 안내판만 있을 뿐 역무원을 찾아볼 수 없었다. 잠시 뒤 지하철 도착을 알리는 문구가 뜨자 사람들은 놓칠세라 승강장으로 뛰기 시작해 급히 지하철을 타고 있었다. 지하철을 놓친 승객들은 승강장에서 스마트 폰을 보고나 음악을 듣고 있었다.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화하도록 한 첫날인 26일 오전 서울 지하철 1호선 남영역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분주히 이동하고 있다.

 

대중교통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시행된 이날 지하철역에는 대부분의 승객들은 마스크를 착용을 잘 지키는 모습이었다. 마스크를 벗거나 턱에 걸친 채 타는 승객도 눈에 띄기도 했다.

 

승강장에서 만난 한 시민에게 “마스크를 쓰지 않는 이유”를 묻자 “주머니에 있다. 귀찮다기보다 갖고는 다니는데, 종종 깜빡한다”라며 머쓱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탈 때만 쓰고

 

남영역에서 지하철 타고 칸과 칸 걸으며 내부를 살펴보았다. 대부분의 승객은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일부 승객은 의자에 앉자마자 마스크를 벗거나 턱에 걸치고 있었다. 한 시민은 안경에 김 서려 마스크와 함께 벗기도 했다. 이 시민은 안경만 고쳐 쓰고 마스크는 한쪽 귀에 걸어두기만 했다. 다른 시민은 마스크를 손에 쥔 채 이어폰을 귀에 꽂고 유튜브를 시청하고 있었다.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화하도록 한 첫날인 26일 오전 서울 지하철 1호선 , 대부분의 승객들은 마스크를 쓰고 있다.

 

종로3가역에서 내린 한 직장인은 “오늘 같이 한산할 때는 문제가 없지만, 여름철 덥고 사람들이 몰릴 때 지하철 이용한다고 생각하면 정말 답답할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오전 7시 30분쯤 지하철 1호선 종로3가역 개찰구 근처에서 20여분 살펴보았다. 대부분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일부 시민들은 마스크를 턱 밑으로 내리거나 착용하지 않은 채 개찰구를 빠져나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개찰구에는 역무원이 있었지만, 일부 승객들은 의식하지 않은 듯했다. 역무원 앞에서 마스크를 벗은 채 들어가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역무원은 보기만 할 뿐 딱히 제지하지 않았다.

 

이 역무원은 “직장인 마스크 거의 착용 하는 것 같다”라며 “어르신분들이 좀 착용을 안 하시는 것 같아요”라고 했다. 이어 그는 “제가 6시부터 나와서 일하는데, 혼자서 모든 개찰구 관리는 좀 힘든 부분이 있다”고 토로했다.

 

대중교통 이용 시 마스크 착용 의무화 시행 첫날인 26일 서울 종로구 일대 한 버스 정류장에서 마스크 쓴 시민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 오전 8시 10분쯤 서울 종로구 일대 버스정류장. 대부분이 마스크를 쓴 채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버스에 탄 승객들도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마스크를 벗고 타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기사가 제지하지는 않았다. 한 시민은 자리에 앉자마자 창문을 열어 둔 채 마스크를 벗기도 했다. 기사는 바라보기만 할 뿐 막기 어려워 보였다.

 

한 기사는 “문이 열리면 타기 바쁜데, 어떻게 일일이 지적하겠습니까”라며 “또 탈 때는 쓰고, 앉아서는 벗는 사람도 있습니다”라고 했다.

 

마스크 착용…중대본, ‘교통 분야 방역 강화방안’ 발표

 

지난 2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교통 분야 방역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버스, 철도, 지하철, 운송 등에 대해 출발 전·도착 후와 운행종료 후에 방역 조치를 해왔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대중교통을 이용했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례가 잇따랐다. 지난 24일 기준 운수종사자가 확진된 사례는 버스 9건, 택시 12건 등에 이른다.

 

대중교통 이용 시 마스크 착용 의무화 시행 첫날인 26일 오전 서울역 승강장에서 마스크 쓴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윤태호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최근 날씨가 더워지면서 일부 버스·택시 승객과 운전자 중에서 마스크 착용을 소홀히 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으나 현행 법령상 이를 강제하기 어려웠다”며 이번 방안 마련의 배경을 전했다.

 

이 방안에 따르면 26일부터 승객이 버스나 택시를 탑승할 때 운송사업자와 운수종사자가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로 있도록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의거해 관할 시·도지사가 개선 조처를 내리도록 했다.

 

대중교통 이용 시 마스크 착용 의무화 시행 첫날인 26일 서울 종로구 한 횡단보도에서 대부분의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건너고 있다.

 

운송사업자와 운수종사자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승객의 승차를 거부해도 사업정지나 과태료 등과 같은 행정처분을 한시적으로 면제해준다. 그러나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막무가내로 탑승하려는 승객을 제재할 방도는 없다.

 

나기호 국토교통부 대중교통과장은 “현행법령상 마스크 미착용 승객에게 직접적인 제재 규정은 없는 상황이지만 운수종사가 승차를 제한하도록 함으로써 (코로나19 확산 우려)문제를 풀려는 것으로 이때 운수종사자가 문제 된 승객의 승차를 제한해도 과태료 등 처분을 면제하게 된다”고 전했다.

 

오는 27일 자정(0시)부터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모든 항공사의 국제선과 국내선 비행기를 탑승하지 못한다.

 

글·사진=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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