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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풀었다" 조주빈 휴대전화 암호 해제… 수사 탄력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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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5-15 16:17:05 수정 : 2020-05-15 16: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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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만에 갤럭시 S9 암호 해제 성공… 아이폰은 아직 못 풀어 / '갓갓' 문형욱 수사 확대될 듯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구속기소)이 범행에 사용한 휴대전화 암호가 해제되면서 수사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15일 경찰청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본부는 약 두 달에 걸친 포렌식 작업 끝에 이날 오전 9시쯤 조주빈의 휴대전화 2대 가운데 갤럭시 S9의 암호를 푸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S9의 암호를 해제한 즉시 ‘박사방’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에 휴대전화를 넘겼다”며 “서울청은 적법절차를 거쳐 휴대전화에 담긴 내용을 하나하나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3월16일 조주빈을 체포하면서 그의 집을 수색해 압수한 갤럭시와 아이폰 휴대전화의 암호를 푸는 작업을 계속 진행해왔다. 경찰에 따르면 나머지 아이폰은 여전히 암호를 푸는 과정에 있다.

 

조주빈의 휴대전화 한 대의 암호가 풀리면서 수사에는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경찰은 우선 검찰에 신병을 넘긴 조주빈의 여죄를 캐는 동시에 그가 운영한 ‘박사방’ 유료회원 등을 계속 추적할 방침이다. 또한 조주빈과 공범들의 범죄단체조직 혐의를 입증할 단서를 얻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성착취물을 공유하는 텔레그램 ‘n번방’ 운영자인 ‘갓갓’ 문형욱(24·대학생)은 경찰이 제시한 결정적인 증거에 결국 범행을 자백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청 관계자는 “문형욱 본인은 증거를 대부분 인멸했다는 자신감이 있어서 처음에는 범행을 부인했다”며 “결국 우리가 압수한 증거물을 보더니 ‘더는 버틸 자신이 없다’며 자백했다”고 설명했다.

 

경북지방경찰청은 지난해 3월 성범죄 사건 내사에 착수해 피의자를 장기간 추적한 끝에 문형욱을 ‘갓갓’으로 특정했고, 지난 9일 문형욱을 정식 소환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그의 자백을 받았다. 경찰은 문형욱에 제시한 증거물에 대해서는 “수사 기밀”이라며 “재판과도 연결돼 있다”고 말을 아꼈다.

 

경찰에 따르면 ‘갓갓’ 수사는 텔레그램 등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 성범죄 수사에서 시작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오프라인 성폭행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피의자가 ‘누군가가 (텔레그램에서) 범행을 시켰다’고 진술해 추적한 결과 (지시자가) ‘갓갓’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2018년 12월 대구에서 20대 후반의 남성이 여고생을 성폭행한 사건이 일어났는데, 이 남성에게 범행을 지시한 자가 바로 문형욱으로 확인된 것이다. 해당 남성은 검거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 12일 '갓갓' 문형욱이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가는 모습. 연합뉴스

경찰이 현재까지 확인한 ‘n번방’ 피해자는 모두 10명이지만, 문형욱은 이보다 훨씬 많은 50여명이라고 진술해 수사가 더 확대될 전망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피해자들이 적극적으로 신고하면 디지털 성범죄를 뿌리 뽑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텔레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뤄진 디지털 성범죄와 관련해 이날까지 총 541건에 연루된 536명을 검거해 77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536명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성 착취물 제작·운영자 130명, 유포자 172명, 소지자 223명, 기타 11명이다. 541건 가운데 75건은 검찰에 송치했고 나머지 466건은 계속 수사 중이다. 피의자 536명의 연령대는 10대 173명, 20대 218명, 30대 102명, 40대 33명, 50대 이상 10명이다.

 

피해자는 총 345명이다. 이 중 신원이 확인된 291명의 연령대는 10대 173명, 20대 84명, 30대 23명, 40대 6명, 50대 이상 5명이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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