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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못을 웃긴 일 [詩의 뜨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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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2-29 03:00:00 수정 : 2020-02-28 21: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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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택수

못물에 꽃을 뿌려
보조개를 파다

연못이 웃고
내가 웃다

연못가 바위들도 실실
물주름에 웃다

많은 일이 있었으나
기억에는 없고

못가의 벚나무 옆에
앉아 있었던 일

꽃가지 흔들어 연못
겨드랑이에 간질밥을 먹인 일

물고기들이 입을 벌리고
올라온 일

다사다난했던 일과 중엔 그중
이것만이 기억에 남는다

-신작시집 ‘붉은빛이 여전합니까’(창비)에서

 

●정호승 시인 약력

 

△전남 담양 출생 △199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작품활동 시작 △시집 ‘호랑이 발자국’, ‘목련 전차’, ‘나무의 수사학’, ‘떠도는 먼지들이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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