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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비상 - 지역별 발송 기준 ‘제각각’ / 세부 기준 없어 지자체 판단 맡겨 / 기지국 반경 내 지역에 자동 발송 / 부산선 동선 등 담아 신속히 보내 / 비거주지역 ‘문자 폭탄’에 불만도
부산 메가마트 동래점에서 25일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선 채 마스크를 구입하고 있다. 메가마트 동래점은 이날 입고된 방역 마스크 5만장을 1인당 10장씩 판매했다. 뉴시스

“부산에 왔더니 평소에 받아보지도 못했던 재난문자가 1분에 하나씩 오네요.”

경남 창원에 사는 A씨는 25일 오전 부산을 찾았다가 서구청에서 보낸 긴급재난문자를 받아보고 깜짝 놀랐다며 이렇게 말했다. 해당 문자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동선이 자세히 나와 있었다. A씨는 “아침에 우리 동네에서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는 기사가 떴다”며 “코로나19로 불안한데 우리 지역도 빠르게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으로 시민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지방자치단체가 보내는 재난문자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확진자 동선 등이 담긴 재난문자를 받아보지 못했다거나 방문하지 않은 지역의 문자만 온다는 지적이 대표적이다.

지자체의 재난문자 발송은 행정안전부의 ‘재난 문자 방송 기준 및 운영 규정’에 따른 것이다. 2017년 행안부는 2016년 경주 지진을 계기로 재난 상황을 신속하게 알리기 위해 재난문자 발송 권한을 기상청과 광역단체(광역시·도)로 이양했고, 지난해 9월 송출 권한을 기초단체(시·군·구)까지 확대했다.

문제는 재난문자 발송 권한이 전적으로 지자체에 달려 있다 보니 지자체마다 문자 발송 기준이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경기 고양에 사는 최모(53)씨는 “파주시청과 김포시청에서는 확진자 관련 문자가 자주 오는데 정작 고양시청에서는 ‘대구·경북지역 방문 또는 신천지대구교회에서 예배 보신 분 중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연락 달라’는 문자밖에 받지 못했다”며 불만을 터트렸다. 확진자가 나온 서울 성동구에 사는 박모씨도 “확진자 동선을 문자로 보내주는 지자체가 있다는 것조차 몰랐다”고 말했다.

태풍·호우 등 자연재해가 객관적 수치에 따라 경보나 주의보가 발령되면 문자를 발송하는 것과 달리, 감염병은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요청 시’ 관련 재난문자를 보낼 수 있다고 규정돼 기준은 더욱 모호하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사실상 재난문자 발송은 행안부 차원의 큰 가이드라인만 있을 뿐 세부적인 기준이 없어 각 지자체 판단에 맡기고 있다”며 “현재 코로나19 관련 재난문자는 재난대책본부와 종합상황실 의논을 거쳐 지자체장에 보고하고 보내는데, 오히려 왜 계속 문자를 보내냐는 항의성 민원이 들어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부산에 사는 이모(29)씨는 “동선을 문자로 보내주는 건 고맙지만 하루에도 몇 십통씩 알림이 오다 보니 한 사람 동선은 합쳐서 한번에 보내줬으면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

25일 오후 동대구역에 도착한 서울 출발 부산 도착 KTX 135 열차에서 내리거나 타는 사람이 뜸하다. 최근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진이 급증하며 대구시민들은 외출을 꺼리고 타지인들은 대구 방문을 자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자체에서 문자 발송을 하는 경우에도 비거주지역에서 문자가 오거나 거주지 관할 지자체로부터 문자를 받아보지 못한다는 시민들도 있다. 서울 관악구에 사는 홍모(30)씨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송파구에 한 번도 간 적이 없는데 계속 송파구에서 확진자 관련 문자가 온다”며 “관악구 관련 문자는 받아본 적이 없다”고 했다. 정작 송파구에 사는 김모씨는 “같이 사는 부부인데 남편은 문자를 하나도 받아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통신사 관계자는 “재난문자는 기지국 기반으로 반경 내 지역에 있는 모든 휴대전화 가입자에게 자동으로 발송된다”며 “통신사에 따라 인접 지역의 문자가 올 수도 있고, 다른 지역으로 출근하면 그 시간대에 발송되는 거주지의 문자는 못 받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유지혜 기자 kee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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