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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도 공쳤는데 오늘도 텅텅"… 소상공인 ‘죽을 맛’

입력 : 2020-02-26 03:00:00 수정 : 2020-02-25 20:3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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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 내수경기 ‘꽁꽁’ / 음식점 손님 발길 뚝… 월세 걱정에 한숨 / 늘 붐비던 명동 상점들도 직원들만 서성 / 고객 대면해야 하는 네일아트업계 울상 / 소상공인 97% “이번 사태로 매출 줄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고 인천공항에 입점한 식당들의 매출이 줄고 있는 24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점 업체 매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25일 정오쯤 서울 중구 회현역 주변의 한 음식점.

점심시간 내내 8개 테이블은 텅 비어 있었다. 사장 이모(58)씨는 “아직 개시를 못했다. 8년 동안 장사하면서 요즘처럼 손님이 없던 적은 없다”며 “(이달) 월세나 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인근 남대문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14년째 아동복을 판매하는 김모(61)씨는 “어제도 공쳤는데, 오늘도 못 팔면 큰일”이라고 걱정했다.

해외관광객과 내국인들이 뒤섞여 늘 붐비던 인근 명동도 직원들만 서성이는 상점이 상당수였다. 한 음식점 사장은 “갈수록 매출은 줄어들고 인건비는 올라 힘든 상황인데 감염병까지 돌아 죽을 맛”이라며 “오늘 뉴스 보니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한다고 하니 하루 몇명씩 오던 고객도 끊기게 생겼다”고 한탄했다.

고객과 마주보고 앉아 손과 발을 만져야 하는 네일아트 업계도 울상이다. 박모(24)씨는 “보다시피 손님이 없어 인건비도 안 나온다”고 하소연했다.

봄비가 내리는 이날 서울 중구 일대 거리는 한산하다 못해 적막한 수준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외출이나 모임을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소상공인 대부분이 매출 하락을 체감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소상공인의 어려움은 수치로 확인된다. 한 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97가 이번 사태로 매출이 줄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소상공인 1079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에 따른 피해를 조사한 결과 전주(4∼10일) 대비 사업장 매출이 감소했다는 응답 비율이 97.6에 달했다고 밝혔다. ‘매우 감소했다’고 응답한 인원이 77.3(827명)에 달했고 ‘감소했다’가 20.3(217명)였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각종 모임과 행사 등이 연기 및 취소되면서 도소매업, 외식업 등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유통·외식 업계는 ‘할인 카드’를 꺼내 들었다. 위메프는 건강식품, 밀키트, 청소용품, 화이트데이 상품 등 생필품을 최대 35까지 할인하는 ‘마트위크’를 29일까지 진행한다. 도미노피자는 반값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26일 단 하루, 페이코인 결제 시 배달주문 50 할인 이벤트를 한다. 29일까지는 페이코인으로 결제 시 방문포장 50 할인도 함께 진행한다.

가전양판점인 롯데하이마트도 26일 하루 자체 온라인 쇼핑몰과 오프라인 매장에서 전기레인지를 할인 판매하는 ‘전기레인지 갈아탄DAY’ 행사를 한다. 구매제품에 따라 최대 28 할인가에 한정 수량 판매한다. 편의점 GS25는 현재 인기 상품을 최대 30 할인하는 ‘2530프로모션 행사 2탄’을 진행하고 있다. 이같이 유통업체들이 ‘이래도 안 살래식’ 할인행사를 앞다퉈 하는 것은 내수경기가 꽁꽁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한편 국내외 경제 관련 기관들은 실물경제에 대한 충격이 현실화하자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계속해서 떨어뜨리고 있다. JP모건 등은 올 1분기(1∼3월) 성장률이 지난해 1분기(-0.4)에 이어 1년 만에 마이너스(-)로 떨어질 것이라는 경고를 내놓고 있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이우중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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