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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곤경 처한 대구·경북에 국민적 성원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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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2-24 23:20:19 수정 : 2020-02-24 23: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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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지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고 휘청대고 있다. 하루가 멀다하고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시민들은 패닉에 빠졌다. 의료시설이 환자 증가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마스크 등 방역장비도 턱없이 부족하다. 환자를 가려낼 선별진료소는 과부하 상태다. ‘유령도시’를 방불케 할 정도로 인적이 끊기면서 지역경제가 사실상 마비 상태에 이르렀다. 각종 기관·기업들의 대구 출장 금지 등에 따라 외지와 연결되는 교통편이 속속 끊기고, 마트와 식당 매출은 반토막 났다고 한다. 코로나19 공포로 생필품이나 식품 등을 사재기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대구·경북 지역이 한국의 ‘우한’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설상가상으로 공포감에 휩싸인 이곳에 ‘대구 봉쇄론’이라는 혐오 바이러스까지 등장해 주민들을 괴롭히고 있다. 원희룡 제주지사가 대구~제주 간 항공기 일시중단을 요청했다가 사과했고, 정부는 보도자료에 ‘대구 코로나’ 표현을 썼다가 머리를 숙이는 어처구니없는 일까지 벌어졌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서는 ‘대구 폐렴’ ‘TK 폐렴’이라는 말이 마구 나돈다. 이에 대해 권영진 대구시장은 “대구 시민은 이웃의 아픔을 함께했고 위로했다”면서 ‘대구 시민을 비난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대구 폐렴’이란 말에는 지역주의가 묻어난다”면서 자제를 호소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구·경북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지만 지금까지 말뿐이다. 정부의 적극적 역할과 국민의 따뜻한 성원이 절실한 시점이다. 그나마 온라인 등에서 응원의 목소리가 번지고 있다니 다행이다. 타 지역 시민들이 ‘#대구 힘내라’, ‘#대구 파이팅’ 등 해시태그를 인스타그램 등 SNS에 올리며 국민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온정의 손길도 이어진다. 기업들은 이 지역에 마스크 등을 우선 공급하거나 방역물품·생필품 지원 기금을 전달했고 연예인들의 기부도 줄을 잇는다.

지금 대구·경북은 의료시설이 부족한데 환자 수와 의료진 감염 우려는 커지는 ‘삼중고’에 놓여있다. 주민들이 조속히 코로나19 공포를 떨쳐 버리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게 정부의 역할이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4주 안에 상황을 안정시키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국민들도 재난의 중심에 선 대구·경북 주민들이 조속히 위기를 극복하도록 응원하고 돕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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