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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부 위기경보 격상… ‘슈퍼전파’ 막는 게 최우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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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2-24 00:06:07 수정 : 2020-02-24 00: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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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폭증, 중국 이어 세계 2위 / 세계 각국서 한국 경계령 줄이어 / 피해 최소화 위한 특단조치 시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확진자는 지난 주말 이틀간 400명가량 불어 단숨에 600명을 넘어섰다. 사망자도 6명에 달한다. 감염지역은 대구·경북을 넘어 전국 각지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경북 청도대남병원 정신병동에서는 입원 환자 대부분이 확진 판정을 받아 방역당국이 처음으로 코호트(동일집단) 격리조치를 취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일본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를 제외할 경우 중국 외 국가 중 한국의 확진자 수가 가장 많다. 23일 오후 기준으로 한국의 확진자 수가 중국 외 지역 전체의 3분의 1 수준이다. 기가 찰 노릇이다.

세계 곳곳에서 한국 경계령이 발동되고 있다. 미국과 대만이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2단계로 격상했고, 바레인과 영국 등 13개국이 한국발 입국을 제한하거나 입국 절차를 강화하고 있다고 한다. 이스라엘은 그제 한국인 입국을 막은데 이어 한국에서 오는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한다고 외신이 전했다. 이러다가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왕따 처지로 전락하는 게 아닌지 걱정된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정부는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과할 정도의 선제적 대응”은 말뿐이었다. 늑장대응으로 ‘골든타임’을 놓치고 중국 눈치 보기에 급급하다가 화를 키웠다는 비판을 면할 길이 없다. 뒤늦게나마 정부가 어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범정부대책회의를 열어 전문가들의 권고에 따라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했다니 다행이다. 정부는 기존 질병관리본부 중심의 방역체계와 중앙방역대책본부체제를 총리 주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로 격상해 범부처 대응과 중앙정부·지자체의 지원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집단감염의 발원지인 신천지교회 신도들에 대해 전수조사 및 관련시설 폐쇄와 같은 고강도 조치도 내렸다.

정부는 코로나19의 실상을 직시해 방역체계의 중심을 기존 봉쇄에서 완화 쪽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감염학회 등 의학단체들은 어제 지역 주도의 방역체계로 전환해 피해 최소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지금처럼 확진자마다 감염원·감염경로를 찾아 봉쇄하는 전략은 인력과 자원의 낭비만 초래할 공산이 크다. 신천지 대구교회와 경북 청도대남병원에서 벌어진 것과 같은 ‘슈퍼전파’를 막는 게 최우선 과제다. 병원과 학교 등의 집단감염 방지와 노인·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 관리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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